해외근무할 때 현지인들의 짓궂은 장난 탓이었다. 일에 쫓기는 그가 짬을 냈다는 사실을 알아낸 현지인들이 낚시터 물고기들을` 배터지게 ’먹여놓았다는 이야기다.
진정한 낚시꾼들은 빈바구리를 절대로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낚시로 `세월을 낚은’강태공(姜太公)이 그 대표다. 작가 신일철은 `기다리는 情’에서 낚시를 `희망의 예술’이라고 일컬었다.
따분한 기다림에도 지치지 않으니 절망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그리고 비록 오늘 공쳤어도 내일이 있고,언젠가는 고무신짝같은 붕어가 와주리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는 점도 그가 꼽은 이유의 하나다.
어제 경북도청에서 `낚시 공청회’가 열렸다.낚시 신고제를 도입하겠다는 해양수산부가 마련한 자리다.신고제 도입의 명분은 무분별한 낚시에 따른 어족자원 고갈과 수질오염 해결이다.당초엔 등록제를 밀어붙이려다 반대가 거세자 한발 물러선 게 신고제다.
그러나 이 마저도 천덕꾸러기 신세다. 물고기 씨를 말리는 사람은 그물,투망을 쓰는 `전문꾼’들이지 주말 낚시꾼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배를 허옇게 배를 뒤집고 하천을 뒤덮는 물고기떼는 단속할 대상이 따로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해수부는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자공(自供)할 것은 낚시터를 쓰레기터로 잘못 아는 `몰지각’은 큰 문제라는 사실이다.
“낚싯대는 한쪽에 낚시를,다른 한쪽 끝에는 바보를 매단 막대기”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해수부는 낚시를 이런 눈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생업이 아닌바에야 낚시는 취미다.세상에 취미를 `등록’하고 `신고’하라니….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