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집권당이다. 국회의원 수도 원내과반에 육박한다. 집권당이란 원내 의석을 바탕으로 국정을 리드하는 주체다. 당정협의와 국회의사진행을 통해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행정부를 감시한다. 그런데 집권당의 대표인 김근태 의장은 어떤가.
　김 의장은 아직도 운동권 대학생을 연상시키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결행했는데도 금강산-개성공단사업의 변함없는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아산 금강산 관광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격려했다. 그것도 모자라 북한땅인 개성공단에서 북한 여성접대원과 덩실 춤까지 췄다. 그래놓고 `유감 표명’으로 끝이다.
　정부가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라 대북지원을 축소하고 제재에 동참키로 선언했음에도 “북핵은 미국의 책임”이라며 대북제재를 방해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참여폭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언론을 통해 PSI에 관한 방침이 보도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대북제재에 반대하고 PSI 참여도 안한다면 무슨 수단으로 북핵을 저지하고 포기시킬 것인가. 대답해보라.
　또 김 의장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가 핵실험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와 관련, “이런 발언이 사실로 확인되는 지금”이라며 북미대화를 주장했다. 북한 주장을 아무 검증없이 기정사실화하는 김 의장의 식견은 큰 문제다. 북한이 언제 책임있는 발언과 행동을 한 적이 있다는 말인가.
　김 의장의 대북 접근법은 당내에서조차 반발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안가는 게 좋겠다는 당내외의 만류에도 기어이 개성땅에 들어가 춤판을 벌인 행위는 `당의장직 사퇴’ 주장까지 몰고 왔다. 제발 집권당 대표로 책임있고 신중한 행동을 하기 바란다. 어제 실시된 재보선 결과는 김 의장에 대한 심판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