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보수꼴통”
  • 경북도민일보
“대구·경북 보수꼴통”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0.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47년 초판이 나온 한글학회의 `큰사전’엔 `꼴통’이 없다. 다만  `골통’은 `골통이’의 준말이고 `골통이’는 `머리의 낮은말’이라고만 풀이 돼 있을 뿐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훨씬 상세하다. `골통’을 세 가지 뜻으로 풀이했다. ①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②말썽꾸러기나 골치를 썩이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③머리가 나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이 가운데 ③이 `꼴통’의 뜻풀이와 같다.1999년에 초판이 나온 표준국어대사전과 큰 사전 사이에는 반세기 남짓한 시차가 있다. 큰사전에 없는 `꼴통’이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로 오른 것은 발음이 거세져 가는 세태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꼴통’자체가 점잖은 말이 아니거늘 여기에 `보수’니 `수구’하는 말을 덧붙여 쓴 게 전(前)정권 때였다. 정·관가의 이른바 `386세대’들이 우파를 공격할 때에 즐겨 쓰던 말이었다. 걸핏하면 `보수꼴통’이니 `수구꼴통’을 들먹거려 우파의 비위를 건드렸다. `머리가 나쁜 사람’이란 국어사전의 뜻풀이를 훨씬 뛰어넘는 멸칭(蔑稱)임이 감지되는 호칭이었다. 마치 심리전 같기도 했다.
 정권의 빛깔이 `우클릭’하면서 이 멸칭은 천천히 생명력이 약해져 가는가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지난 14일 대구시교육청·경북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이 말이 되살아났다. 권영길(민주노동당)의원과 김상희(민주당)의원이 이 말을 되풀이해가면서 발언했다. 지역여론이 불끈거리기 시작하자 이들은 “와전”을 들먹였다.
 영남은 `선비의 고장’이다. 이 나라의 학맥을 이룬 선조들의 DNA가 흐르는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아무리 머리가 나쁘다한들  두 국회의원 보다야 못하겠나. 물실호기(勿失好機)라는듯  대구·경북을 싸잡아 `욕지거리’를 퍼부은 건 아닌가. 그 심성 한번 고약하다. 아니 너절하다. 물색없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김용언/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