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2지방선거 때 `김관용 후보’가 일자리 22만개 창출을 공약하고 나선 일이 생각난다. 그 무렵 경북도민일보가 “너무 희떱지 않으냐”고 물은 일 또한 떠오른다. 똑같은 물음을 포항시에 되풀이 할 일이 또 생겼다. 포항시가 2014년까지 일자리 12만8000개를 만들어 내겠다고 공시했다. 해마다 2만5000개 이상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고용노동부 지역고용정보 네트워크에 올렸다.
우리는 관청의 뻥튀기 숫자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처지다 . 포항시의 계획은 마치 해마다 여름철이면 등장하는 뻥튀기 숫자를 벌써부터 한겨울에 듣는 것만 같다. 바닷가 모래밭에 흩어져 있는 해수욕객 숫자를 헤아리는 관청용 잣대가 또 나왔나 싶어서다. `취업유발계수’라는 계산법이 있다나 보다.10억원 투자가 만들어내는 일자리를 측정하는 셈법이라고 한다. 어려운 소리 길게 할 것도 없다. 포항시 목표의 82.4%(일자리 10만5504개)가 1년도 안 되는 임시직이다. 이 참담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부터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고용의 질(質)일 게다. 느릿느릿 움직여도 두 세 시간이면 끝낼 일감을 맡겨놓고 그걸 일자리라고 우긴다면 억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국에는 광고판 미녀의 얼굴에 그려진 수염 지우기가 직업으로 계산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 무렵엔 우표 붙이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혓바닥을 빌려주는 직업도 있었다. 그러니 직업의 종류가 얼마나 많았을 것인지 물으나 마나다 . 설마 포항시가 이런 일거리를 창안해내고는 일자리라고 우기려는 것은 아닌지 그 속내가 궁금해진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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