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서기장 흐루시초프가 저 유명한 재담(才談) “이제 지구는 전보다 가벼워지게 되었다(Now, the Earth became lighter than before.)”는 말을 기자들 앞에서 떠벌린 것이 바로 스푸트니크 1호 발사 후였다. 83.6kg의 중량을 가진 위성체가 지구를 벗어났으므로 지구질량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익살이다. 보잉747여객기에 붙었던 모기 한 마리가 날아 가버렸다고 해서 연료값이 절감되게 생겼다는 유의 이 익살에는 경쟁국인 미국을 조롱하는 심리가 은연중에 깔려 있다. 스푸트니크위성 발사에 미국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나사(NASA;항공우주국)를 만들어 우주과학 개발에 전력토록 하고 인간을 우주에 보내겠다는 머큐리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이 나중 젊고 패기 넘치는 대통령 케네디시대와 맞물리면서 아폴로계획으로 이어지고, 결국 1969년 소련을 제치고 최초로 인류를 달에 착륙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스푸트니크에서 받은 미국의 충격과 위기감이 10여년 후 소련 항공우주과학기술을 능가하게 만든 거였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지난 25일 새해국정연설에서 “지금 우리세대는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을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마 경제력에서 미국을 넘보거나 앞서려고 하는 중국을 의식한 말일 게다. 정신 차리고 다시 한번 최고의 자리를 다지는 일에 매진해야 할 때라는 호소이리라. 그 연설에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기립박수를 치는 등 환호했다. 바야흐로 복지포퓰리즘 경쟁에 정신없는 우리 국회는 `스푸트니크 순간’이라는 표현과, 야당의원들조차 대통령에 대해 기립박수를 보내는 데서 느낄 만한 그 무엇은 전혀 없을까.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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