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이 한정적이니 인기는 끝없이 치솟았다.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던 것이다. 힘깨나 쓰는 일부 상류층 정도가 돼야 겨우 이 쌀을 구입해 맛볼 수 있었다. 칼로스(calrose)는 `캘리포니아의 장미’란 뜻이다.
이 쌀은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일본계열의 `자포니카’ 품종으로 분류된다. 당시 입과 입을 통해 `귀한쌀,좋은쌀’로 전해지면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았다.
한국 쌀보다 훨씬 밥맛이 뛰어나다는 소문까지 났다. 오늘날 그 미국산 쌀이 한국에서 안팔린다. 칼로스 쌀의 5차례공매 결과가 매우 부진했다. 1차 2.9%,2차 22.7%,3차 10.5%의 낙찰률을 보였다. 4차와 5차에서는 아예 0%가 됐다. 왜 그런가. 수입 칼로스 쌀은 상미기간(도정 후 밥 지 을 때까지 기한)이 길어 국산보다 맛이 못하다는 이야기다. 도정 후 백미상태로 들어와 유통되는 데까지 2~3개월이나 걸린다.
국내유통 담당 기관인 농수산물유통공사만 곤혹스럽다. 급기야 낙찰도매상들의 손해를 보전해 주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가격 하락분의 일부를 보상해준다는 것이다.
`하던 짓도 멍석 깔면 안 한다’는 속담이 있다. 칼로스 쌀 유통이 꼭 그런 꼴이다.
과거 비록 불법이지만 한국에서 인기리에 유통되던 칼로스 쌀이었다.
그런데 정작 정식으로 수입되니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미국산이란 상표에 함부로 현혹되지 않고 질부터 꼼꼼히 따져서 일까. 결국 우리의 의식이 그만큼 성숙됐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싶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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