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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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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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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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기차도 `고속’이고 `쾌속’이어야  대접을 받는다. 열차 객실은 안락해야  여행을 했다고 생각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완행열차 3등칸에라도 자리만 잡으면 호사라고 생각했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다. 자리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고  신문지 깔고 앉을 자리만 잡으면 변소 옆이라도  쾌재를 부르던 게  일상 겪던  일이다.
 그 무렵의 실상을 강경애의 `산남(山男)’에서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창문을 겹겹이 닫아놔서 그런지 차 안은 온갖 잡내로 터질 듯 하였습니다.새글새글 지껄이는 여인의 음성,왕왕거리는 남자의 음성, 버들피리 부는 듯한 어린애 울음소리,저벅저벅 쿵쿵하는 온갖 신발소리, 쾅하고 닫히는 문 소리, 뒤범벅이 되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앉은 곳은 변소 옆이라 그런지 문바람에 휘몰려 오는 약한 과일내를 품은 시시쿠레한 냄새에 구역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산골 오지에선 이런 기차라도 구경조차 못 해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교통오지가 많은 경북도이고 보니 억측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남부내륙고속화 철도사업이 눈앞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도 김천~성주~고령~합천~진주~거제 186㎞가 건설될 게 확실해 보였다. 이 희망이 발목을 잡혔다. 야당 국회의원들이 “형님 노선”’이라고 물고 늘어진 탓이다.대전 ~무주~함양~진주~거제 223㎞가 대안이다. 건설비가 1조2000억원이나 더 들어가는 노선이다.  그러자  국토해양부는  용역을  재추진하겠다고 발을 뺐다. 국토해양부의 엉거주춤은 특허 브랜드 감이다. 도대체가 소신도 없거니와 누가 장구를 쳐도 흥타령이다. 게다가 야당은 어떤가. 포항-경북과  연관되는 사업이면 무엇이 됐건 `형님’을 끝어다 붙이고 본다. 이번엔 정세균(민주당), 이인제 (무소속)의원 같은 이들이 “형님노선”을 입에 올렸다나보다. 이른바 중진이라는 사람들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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