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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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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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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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전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카운티가 뽑힌 일이 있다. 핵무기를 처음 개발한 국립연구소가 있는 곳이다. 아메리칸 시티 비즈니스 저널이 미국내 3141개 카운티를 대상 삼은 `삶의 질’ 평가 항목은 모두 20가지다. 소득수준, 주택크기, 학력, 인종 다양성, 통근시간….미국다운 발상법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좋은 곳이 경북에 있다.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산수유꽃 피는 마을’이 행자부가 주는 대상을 받았다.울진군은 `금강송 군락지’로 은상을 받았다. 산수유와 금강송에 힘입어 경북은 메달박스를 통째로  안게 된 셈이다.
 미국의 로스앨러모스는 지역경제력과 안정성에서 점수를 땄다. 미국 `핵무기의 고향’에 힘입은 결과였다.이곳 근로자의 68%가 이른바 `잘 나가는’전문직이고 관리직이다. 과학자,엔지니어, 변호사, 의사, 교사…. 1만8000밖에 안되는 주민의 60%가 대학을 나왔다. 소득 수준도 미국의 5위다. 고학력,고소득의 고장인 셈이다.
 행자부와 국가균형발전위가 처음 주최한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는 평가항목부터가 미국과는 사뭇 다르다. 공원, 도로, 숲, 마을, 자연경관같은 8개 항목이 평가 대상이다. 전국 100곳 가운데 첫손꼽힌 화전리의 산수유나무는 ㅇ미 이름나 있다.100년도 넘은 산수유나무 수천 그루가 꽃을 피우면 마을이 그대로 그림이 돼버린다.마땅한 시어(詩語)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둔감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보고 감탄하기만 해도 그게 바로 시인 곳이다.
 평가기준부터 다른 한·미 두 나라를 대비한 것부터가 잘못인 것 같다. 애초에 대비할 가치관이 아니었다. 그렇다해도 걱정스러운 일이 한가지 있다. 미국같은 `삶의 질’을 내세워 `산수유마을 관광 자원화’를 부르짖는 사람이 행여라도 나올까 싶어서다. 유명세는 그 대가가 혹독한 법이다. 사람의 발길에 시달리고도 살아남은 자연은 아무 것도 없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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