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4일 눈폭탄이 쏟아져 내렸을 때 허둥대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눈폭탄이 던져준 학습효과가 큰 열매를 거둔 셈이다. 동해안 일대에 눈폭탄이 떨어졌다. 기상관측이후 100년만이라고 한다. 그 피해에 예외지역이 되지 못한 울진군에 도움의 손길을 뻗은 것도 특기사항이다. 포항시는 울진에 포크레인 5대를 긴급지원했다. 지난 1월 포항은 많은 지자체들의 제설장비 지원을 받았었다. 포항시는 이번에 울진을 도운 것으로 지난달 쌓인 `사랑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은 셈이다. 시쳇말을 흉내내면 `도움받던 지자체’에서 `돕는 지지체’로 변신한 것이라 할 수도 있겠다.
포항시 변신의 상징물은 고무로 만든 제설 삽날을 달고 거리낄 것없다는 듯 활약한 청소차들이다. 청소차의 제설차 변신은 일종의 `트랜스포머’라 해서 지나칠 게 없어 보인다. `변압기’를 뜻하는 `current transformer’를 우리 입맛대로 자르고 줄여서 쓰는 말이 `트랜스’다. 사람의 눈부신 상상력은 변압기가 아닌 수많은 트랜스포머를 만들어 냈다. 자동차도 되고 로봇도 되면서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변신하는 영화 속의 트랜스포머가 그 일례다.
모처럼 포항시를 칭찬하려니 자판을 두들기는 손가락도 춤을 추는 듯 가볍다. 포항시는 이제 두 번 다시 눈폭탄에 허둥대는 도시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교훈이 빛을 본 계기였다. `필요는 생산의 어머니’라는 말의 가치도 뒷받침했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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