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지팡이’ 프로젝트는 길이 6.1m 직경 60cm의 텅스텐막대기를 장착한 위성을 쏘아 올리는 건데, 당시 10년 내에 실전배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위성이 이 텅스텐막대를 특정지역에 떨어뜨리면 불과 수 분만에 지상에 닿게 된다. 그 엄청난 중력낙하 속도 때문에 충격에너지는 핵무기와 맞먹는다는 설명이었다. 말하자면 방사선을 방출하지 않는 `핵폭탄’인 셈이다.
2005년 8월 어느 날 `신의 지팡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쓰면서 이런 내용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핵무기를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나라들이 군침을 흘릴 만하다고도 썼던 기억이 난다. 위성을 쏘아 올리는 능력만 갖게 되면 그게 곧 핵 보유와 동의어가 될 터이니 말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위성을 우주공간에 밀어 올리는 기술개발도 당연히 막으려 하겠지만 핵이 없는 나라엔 매력적이겠다는 생각이었다.
일본 동부의 강진(强震) 여파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화재와 방사선 대량누출 사태를 보면서 5, 6년 전의 저 미 공군 `신의 지팡이’ 프로젝트 보도를 떠올린다. 전 세계 웬만한 문명국 치고 원자력발전소가 없는 나라가 거의 없는 터에 텅스텐막대기 몇 개만 우주궤도에 보유하고 있다면, 애써 핵탄두를 개발할 이유가 어디 있으랴 싶은 것이다. 원전이 폭격을 맞거나 이번 일본 경우처럼 지진사고라도 나서 통제 불능의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 자체가 바로 원자탄이나 수소탄이 터진 것과 뭐가 다른가 싶은 의문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정말 아찔한 방사성물질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이것도 인류의 운명인가.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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