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들, 그림도 눈치보며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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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들, 그림도 눈치보며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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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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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궁중회화 집중 연구 `왕과 국가의 회화’출간
왕들이 직접 그린 그림-최고 화가들 작품 감상 기회로
 
 
 
 조선 시대 궁중회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왕과 국가의 회화’(돌베개 펴냄)가 출간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왕실문화 총서 발행 사업 중 왕실의 미술분야에 대한 연구 결과물로, 앞으로 3권으로 정리될 궁중회화 연구서 중 첫 번째로 발간됐다.
 궁중회화는 궁궐 안에서 제작되고 소용된 그림을 의미한다. 그러나 조선 시대 회화사는 사실상 대부분이 궁중회화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궁중회화의 범위가 넓게 해석된다.
 왕과 왕의 가족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궁중회화는 국가 기관인 도화서(圖畵署) 소속의 화원들이 그린 것이다. 제작 목적과 용도, 제작자와 향유층을 고려해 일곱 가지로 분류된다. 임금의 초상을 그린 어진(御眞)과 국가적으로 큰 공을 세운 공신들을 그린 공신상(功臣象), 지도나 산릉도 같은 실용화, 기록과 보존을 위한 의궤 속 그림, 행사를 재현하고 기념하는 궁중행사도, 교육과 감계를 위한 감계화, 왕과 왕족이 취미로 직접 그리거나 감상했던 그림, 궁궐 안팎을 장식했던 장식병풍과 벽화 등이다.
 책은 그 중 왕과 왕족들이 감상하거나 직접 그렸던 그림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장을 할애했다.
 왕이 우선적으로 봐야 할 그림은 자신이 보고 싶은 그림이 아니었다. 왕은 무엇보다 교훈과 감계(鑑戒·지난 잘못을 거울로 삼아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의 의미를 담은 감계화를 우선해 가까이하고 감상해야 했다.
 신하들 역시 감계화는 왕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했지만 왕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감상화는 될 수 있으면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조선 성종은 그림을 워낙 좋아했고 안목도 높았지만 신하들과 논쟁이 잦았다. 이 때문에 연산군 때 신하들이 왕에게 올린 시폐(時弊·시대의 폐단) 10조목 중에 그림의 폐단이 포함되기도 했을 정도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왕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왕이 감상의 단계를 넘어 직접 붓을 잡는다면 신하들과 불편한 논란이 벌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왕이 그린 어화가 인종의 묵죽도, 선조의 묵죽도 등 몇 점 남아있지 않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책은 이 밖에도 왕실이 직접 운영했던 회화 컬렉션의 상황과 이들 작품을 보관했던 궁궐 전각과 관리체계, 대한제국기와 일제강점기의 왕실 미술까지 조선 궁중회화를 두루 살핀다.
 박정혜·윤진영·황정연·강민기 지음. 372쪽.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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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소설가들이 그려낸 `도시와 性’
 
소설집 `젊은 도시, 오래된 성’출간…단편 12개 묶어
 
 
  한국, 중국, 일본의 소설가들이 `도시’나 `성(性)’을 주제로 쓴 12단편을 묶은 책이 나왔다.
 소설집 `젊은 도시, 오래된 성’(자음과모음 펴냄)은 한국의 `자음과모음’, 중국의 `소설계’, 일본 `신초’ 등 세 나라 문예지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각국 작가 작품을 공동게재한 `한중일 문학교류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한국의 이승우, 김애란, 김연수, 정이현을 비롯해 쑤퉁과 시마다 마사히코 등 중국과 일본의 작가 각 4명 등 총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같은 주제에 대해 나라마다, 작가마다 어떤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으며 얼마나 다른 상상력으로 풀어냈는지 비교하며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도시를 주제로 한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는 이승우와 김애란의 소설이 실렸다. 지난해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칼’은 자신의 약함을 감추려고 칼을 모으는 사람의 이야기로, 현대인의 불안한 삶을 그린 소설이다.
 2011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은 가뭄 끝에 찾아온 비가 홍수로 이어지는 과정을 다룬 재난소설이다.
 일본 작가 시마다 마사히코의 `사도 도쿄’와 시바사키 도모카의 `하르툼에 나는없다’는 무기력함, 불안, 고독, 죽음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다.
 이에 비해 중국 작가쑤퉁의 `샹차오잉’과 위샤오웨이의 `날씨 참 좋다’는 감정을 격렬하게 발산하는 특징이 있다. 성에 대한 주제를 다룬 작품은 작가별로 다양한 개성을 드러낸다.
 김연수의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은 가정이 있는 영화감독과 제주도에서 석 달을 보낸 이모의 사연을 조카의 눈으로 그린다. 정이현의 `오후 네시의 농담’은 성실한 가정생활을 하던 남자가 우연히 만난 대학 시절 후배 J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중국 소설로는 중국 중산층 가정에서 주인 부부와 가정부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쉬이과의 `해산물은 나의 운명’, 독일 하이델베르크를 배경으로 독일인 아내와 고국의 부모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거수이핑의 `달빛은 누구 머리맡의 등잔인가’가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작가 고노 다에코의 `붉은 비단’과 오카다 도시키의 `참을 수 있는 단조로움’이 수록됐다. 488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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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주인이 된 가족이야기
 
영국실화 `동물원을 샀어요’출간
 
 
 20평짜리 아파트에 살던 평범한 가족이 3만여 평의 동물원을 사서 운영한다.
 이 영화같은 이야기는 2005년 영국에서 일어난 실화다.
 `동물원을 샀어요’(노블마인 펴냄)는 재정난에 처한 영국 남부 데번의 다트무어동물원을 전재산을 털어 매입, 1년여의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재개장한 벤저민 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칼럼니스트인 벤저민은 런던의 아파트를 팔고 프랑스 남부의 헛간 두 채를 사들여 아내, 두 아이와 함께 꿈꾸던 전원생활을 시작한다. 그곳에서의 만족스러운 삶에 적응할 무렵 벤저민은 영국에 사는 누이로부터 다트무어 야생공원의 매각 광고가 담긴 소책자를 전해받는다.

 동물원의 주인이 된다는 꿈같은 생각에 가족들은 앞뒤 생각없이 이 `꿈의 시나리오’에 달려들기 시작한다. 몇 달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집이 높은 가격으로 판정받은 참이어서 대충 매각 가격을 맞추는 것도 가능했다. 동물원은 물론 경영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던 그였지만 유명 레저업체들과 붙은 입찰 경쟁에서 한 차례의 실패 끝에 동물원 매입에 성공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전재산을 다 매입에 쏟아붓고 나니 남은 돈은 고작 열흘치 유지비에 해당하는 4000파운드뿐. 게다가 빈사 상태였던 동물원에는 손댈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동물원으로 온 지 나흘 만에 맹수 재규어가 우리를 탈출해 호랑이와 대치한 사건은 가족이 겪게 될 고난의 서막에 불과했다.
 이 책은 벤저민과 일흔여섯의 어머니, 형과 누이, 아내와 두 아이까지 3대에 걸친 가족들이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다.
 이들 가족의 이야기는 BBC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인기를 끌었으며 할리우드에서도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
 오정아 옮김. 352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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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없는 세상 위한 101가지 지침
 
`평화만들기 101’출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인간안보센터가 2005년 발표한 `21세기 전쟁과 평화’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 이후 군사력을 동반한 충돌이 세계적으로 40% 감소했다고 한다.
 1988~2000년 동안 대학살은 80% 정도, 국제적 긴장 국면은 70% 이상 줄었으며 세계 군사 경비와 군대의 수도 1990년 이래 급격하게 감소했다. 여전히 지구 곳곳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냉전 종식 이후 지구가 전쟁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의 요인으로 유엔과 더불어 전쟁 방지를 위한 시민사회의 증가한 영향력을 꼽았다.
 `평화만들기 101’(동녘 펴냄)은 이러한 시민사회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지침을 제시하는 책이다.
 198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단체인 핵전쟁방지국제의사협회의 회장을 지낸 메리 와인 애슈포드와 환경평화운동가 기 도운시는 이 책에서 시민사회가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전쟁에 저항한 사례를 보여주며 이들로부터 폭력과 전쟁, 테러에 맞서는 101가지 지침을 이끌어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이 결코 대단한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며 평화의 지침들도 결코 어려운 것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인 갈등해결법을 가르치는 지역사회 강좌 듣기, 권력집단에 진실을 알리는 편지 쓰기, 다양성 존중하기, 윤리적 기금에 투자하기 등 각자가 자신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된다.
 `독립미디어를 통해 공공의 의견을 관철시킨다’는 지침에서는 국내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메리 와인 애슈포드는 “이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비폭력 저항으로 평화를 이끈 더 많은 이야기를 찾아냈다”며 “그런 이야기들은, 시민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혁명의 시기를 겪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추미란 옮김. 551쪽. 1만9800원.
 
 
 
 
                       >>신간
 
  ▲히든 = 헤더 구덴커프 지음. 김진영 옮김. 16살 소녀가 저지른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부모의 무관심이 자녀에게 얼마나 비극적인 결말을 안겨주는지 보여주는 가족소설.
 열여섯 살 소녀가 살인혐의로 수감돼 5년을 복역하다 가석방되면서 시작되는 소설은 살인이 일어난 밤의 비밀을 서서히 드러내면서 부모의 책임에 대해 일깨운다.
 북캐슬. 406쪽. 1만2천원.
 
 ▲갱부 = 나쓰메 소세키 지음. 박현석 옮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등을 남긴 일본의 문호가 자신의 청년 시절 체험담을 소설로 써달라고 부탁한 타인의 이야기를바탕으로 쓴 소설.
 열아홉 청년의 번뇌를 그리면서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해부한 작품으로, 작가의 소설 중 이색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인. 464쪽. 1만3천900원.
 
 ▲소년시대(전2권) =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1964년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겪으며 성장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소설. 1993년 `아무도 어른이 되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됐다가 절판된 작품으로, 18년 만에 재출간됐다.
 검은숲. 436ㆍ492쪽. 각권 1만2천원.
 
 ▲비하인드 = 심오 지음. 광고회사를 배경으로 일과 사랑에서 성공을 일구려는 여성의 꿈과 고민을 그린 장편소설.
 5년차 카피라이터인 주인공 김준희가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은 상사와 대결하면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경쾌하게 담았다.
 자음과모음. 352쪽. 1만2천700원.
 
 ▲매혹된 혼(전3권) = 고정일 지음. 무용가 최승희의 삶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혹독한 가난과 시련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무용가로 성장한 최승희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예술혼, 성공 신화를 그린다.
 동서문화사. 각권 36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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