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은 우리사회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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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은 우리사회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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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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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은 우리사회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金鎬壽/편집국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은 박 대표 개인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에 큰 상처를 안겨 줬다. 이번 테러 사건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예리한 흉기에 사회공동체가 테러당한 느낌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5.31 지방선거를 열흘 앞 둔 시점에서 말이다.
 선거야 말로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한마당 잔치다. 후보자간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유권자로 부터 심판받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선거가 있음으로써 민주주의가 가능한 것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대한 난데없는 테러는 한 망가진 인간의 주체할 수 없었던 공격본능 탓에 벌어진 우연한 사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망가진 인간성과 제어되지 않은 공격본능으로 위장한 의도된 테러라는 증거들이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홧김에 문구용 칼(카터)을 사들고 달려든 게 아니다. 계획된 범행이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 더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축제 한마당이 되어야 할 5.31일 지방선거는 이번 테러로 엉망진창이 됐다. 아니 그동안 진창에서 뒤엉켜 있던 정치의 결정판이 이번 테러다. 테러는 정치의 부재,정치의 자멸을 의미한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정치는 증오와 무시,그리고 폄훼의 대명사였다. 그런 정치를 보며 국민은 최선은 커녕 차선(次善)의 선택도 기대하지 못한채 차악(次惡)의 선택이라도 해 보려던 차에 최악의 테러가 터진 셈이다. 테러는 상대의 전면적 부정이다. 상대의 부정을 통해서만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사회에서 테러의 암수는 자라난다.
 지방자치의 잔치분위기를 망쳐버린 이번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부정이다. 그렇기에 그 여파는 클수 밖에 없다.
 최근 우리 사회는 원인 불명의 분노와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적개심이 맹목적으로 분출되는 현장을 자주 목격해 왔다. 폭력과 욕설이 난무하던 시위 현장이 그곳이요,팽팽한 평행선을 그은 채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집단 이기주의’의 현장이 그곳이다. `내 편=선(善), 네 편=악(惡)’이라는 극단적 이분법의 칼을 휘둘러 온 사이버 공간 또한 그 현장이 아닌가.
 해방 전후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던 시절 정치테러가 잇따랐다. 내편이 아닌 상대방은 제거되어야 할 정적(政敵)이기에 암살의 대상이 되거나 합법을 가장한 사법테러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가 아니다. 민주화 투쟁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민주주의를 탄탄한 기반위에 올려놓은 성과를 이룬 것이다.그런데 왠 테러인가.
 우리 사회도 다양한 집단 간 이해관계의 차이를 조정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갈등을 관리하면서 사회통합을 유기적으로 유지해 가야 하는 성인기로 접어들었다.
 극단적 목소리가 시끄럽지만 그 가운데도 대다수 국민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분화되고 있고 세대정서 또한 끊임없이 세포분열을 거듭하고 있는가 하면 동일한 성별, 지역별, 계층별 집단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결국 박근혜 대표에 대한 테러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요, 꼬일 대로 꼬인 사회적 심성의 비틀린 표출이며 갈 데까지 간 정치의 현주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선거가 분노가 충돌하고  갈등이 증폭되는 `증오의 난장’이 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감정에 흔들려서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수가 없는 것이다.
 여야 지도부는 이런 때일수록 냉정을 되찾고 페이플레이 정신으로 지방선거를 풀어나가야 한다.
 아울러 범행의 배후도 철저히 밝혀야 하겠지만, 시대착오적인 피습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근본 원인을 조명하고 해법 모색에 나서야 한다. 더이상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 /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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