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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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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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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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작품이나 속담을 살펴보면 `이(빨)’에 관련된 것들이 여러 개 눈에 띈다.  `송곳니가 방석니 된다’는 사무친 원한을 풀지 못해 `이를 가는’사람의 이야기다. 지긋지긋하다못해 `이에서 신물이 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도 `앓던이 빠진 것 같은’ 시원함을 느낄 때는 온다. 걱정거리가 없어지는 순간이다.
 포항시민에겐 애물단지이던 침몰 유조선 경신호의 선체 안에 남아있는 기름  문제가  마침내 해결됐다.자그마치  23년 만이다. 1988년 호미곶 앞바다에 물구나무선 듯한 모양새로 침몰한 이래 `기름폭탄’ 걱정을 벗어나지 못하게 해온 애물이었다. 구난업체인 네델란드 스미트가 기름 회수작업을 시작한지 22일 만이이다. 경신호에서 기름 512㎘를 회수하는데 들어간 돈이 253억원이 넘는다. 벙커C유 1900㎘를 쏟아내 맑은 동해를 기름범벅으로 만들었던 피해액은 또 얼마였던가.
 한가지 난제가 풀리고 나니 의문이 또 떠오른다. 경북지방의 문제는 어째서 `20년 세월’을 감내해야만 풀리는 일이 많으냐는 소리다. 경신호와 함께 22년 걸려 4차선 확·포장공사를 겨우 끝낸 동해안 7번 국도가 그 하나다. 경신호이건, 7번국도이건 주민들에겐 `앓던 이’ 바로 그 자체였다.
 골칫거리 두 가지가 해결됐다고 해서 이른바 `하세월’이 될까봐 걱정하는 것들이 모두 없어진 것은 아니다.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이 그 하나다. 무려 19년을 떠돌던 방폐장 건설을 받아들이는 대신  경주엔 55개 사업비로 3조4350억원을 지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2007년 이래 지금까지 지원된 국비는 30%선을 밑돌 뿐이다. `뒷간에 갈 적 마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르다’고 한다. 정부는 뒷간 다녀온 마음인가보다. 그러나  경주시민들에겐 `앓던 이’가 되게 생겼다. 방폐장 건설현장 공개를 보니 생각나서 해보는 소리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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