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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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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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시골할머니가 딸내미를 만나러 미국엘 가게 되자 김을 한 보따리 선물로 준비했다. 새까만 김을 처음 본 미국 세관원은 혹시 마약류가 아닌가 싶어 호들갑을 떨었다. 말은 안 통해도 눈치 빠른 이 할머니가 김 한장을 뽑아내 먹어보이자 세관원은 더욱 놀랬다.결국 일본출신 동료 세관원의 도움으로 사태는 간신히 수습됐다.”어디선가 읽은 이야기의 줄거리다.
 한국 사람들은 참으로 김밥을 좋아한다. 모처럼 들놀이를 간다하면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게 김밥이다.요즘엔 김밥과 라면이 짝꿍처럼 붙어다니는 게 보통이다.간이 식사법의 진화된 모습이기도 하다.
 새로운 흐름이 된 김밥과 라면의 동거가 절대 허용되지 않는 곳이 있다.요즘 곳곳에 생겨난 선거사무소다. 이 곳에서 방문객에게 접대할 수 있는 음식물은 김밥을 비롯,떡,다과와 음료 뿐이다.대법원 판례에 이 4가지만 열거돼있다는 게 근거다.
 따라서 김밥과 함께 라면을 대접하면 `선거법 112조2항 마’ 위반이다. 식사제공에 해당한다. 라면 국물 한 숟가락 에 `과태료 50배’가 도리깨질을 할 판이다.`국물’이 속어로 쓰이면 뜻이 달라진다. 그 의미를 국어사전은 `많지 않은 이득’이라고 풀이한다.’`국물도 없다’는 표현도 이래서 나왔다. 선거 때엔 `라면 국물은 없다’고 해야될까보다.
 선거법이 이렇게 서슬푸른데도 음식물 제공은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경북도선관위는 어제도 식사제공 사례 4건을 적발했다. 선거식(選擧食) 한 번 잘못 먹고 50배 과태료에 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들을 신고한 `선파라치’들은 지갑이 두둑해지자  입이 헤벌쭉 벌어졌다.이번 선거기간에 도내에서 나간 신고포상금만도 3760만원이다. 그러기에 선거때는 첫손꼽는 것이 그저 `말 대접’ 인가 보다.`말로 온 동리를 다 겪는다’는 속담도 이런 때 적절히 써먹으라고 생긴 것은 아닌지?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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