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에게 빼앗긴 18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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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범에게 빼앗긴 18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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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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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대미문 납치사건 주인공 제이시 두가드 `도둑맞은 인생’
납치 순간부터 풀려날때까지 18년의 기억 생생하게 풀어내
 
 
 
 1991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도시에서 스쿨버스를 타러 가던 열한 살 소녀 제이시 두가드가 차에 탄 괴한에게 납치된다.
 제이시가 그날 아침 작별 뽀뽀도 못하고 헤어진 엄마의 품에 다시 안기기까지는 무려 1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도둑맞은 인생’(문학사상 펴냄. 원제 `A stolen life’)은 몇 년 전 미국 안팎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전대미문의 납치 사건의 주인공이 쓴 회고록이다.
 지난 여름 미국에서 출간돼 첫날에만 17만5000부가 팔려나가며 화제를 모았다. 대필 작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썼다는 이 책에서 제이시는 납치 순간부터 가족의 품으로 되돌아올 때까지 18년의 끔찍한 기억을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다.
 전기 충격기로 제압당해 차에 실린 제이시는 낯선 집의 뒤뜰 창고로 끌려가 감금된다. 수갑이 채워진 채 납치범 필립이 주는 음식에 의존해 지내는 날들이 이어졌다. 한 달쯤이 지났을 때 필립은 어린 제이시를 강간하기 시작했고, 이따금 마약에 취한 채 `달리기’라고 표현한 끔찍한 장시간 섹스로 제이시를 괴롭혔다.
 성폭행 전과로 복역하기도 했던 필립은 자기한테 성 문제가 있는데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으려고 대신 제이시를 데려왔다고 말했다. 납치를 도운 필립의 아내 낸시도 필립의 강간을 묵인했다.
 급기야 제이시는 열네 살 때와 열일곱 살 때 두 차례 임신해 창고에서 두 딸을 낳게 된다. 이후 필립의 강요로 제이시는 알리사라는 새로운 이름을 짓게 되고, 두 딸은 제이시 대신 낸시를 엄마로 부르며 다섯은 비뚤어진 가족 행세를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가석방 상태이던 필립이 특정 종교에 심취하고 피해망상증이 심해지면서, 수상한 낌새를 알아챈 보호관찰관에 의해 제이시의 존재가 18년 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책 속에는 열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과 단절됐지만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두 딸을 낳은 이후에는 대견한 엄마 노릇까지 하며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던 제이시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납치 초기 자신과 세상을 연결해주던 유일한 통로인 필립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낸시에게 호감을 얻도록 노력하고, 마지막 순간에도 이들 부부를 보호하고 싶어했던 제이시의 미묘한 심리도 가감 없이 표현됐다.
 회고록 집필을 주저했던 제이시는 더는 필립의 비밀을 지켜주지 않기 위해,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집필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그는 “어떤 고달픈 상황이라도 견뎌내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그냥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내면도 무사히 지킬 수 있다고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아 옮김. 324쪽. 1만4500원.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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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번 만들어봐~ IT괴짜 `DIY 도전기’  
`내 손 사용법’출간…자급자족 수공업 생활 위트있게 담아내
 
 
 한때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칼럼과 책으로 업계를 주름잡던 마크 프라우언펠더는 IT 버블이 붕괴한 후 새로운 삶을 찾아나선다.
 처음으로 떠오른 생각은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남태평양의 외딴 섬으로 떠나는 것. 아내와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희망에 부풀어 섬 생활을 시작했지만 “폐렴과 기관지염과 서캐와 기생충과 발톱무좀과 사회적 고립에 만신창이”가 된 채 넉 달 반 만에 도시로 귀환한다.
 그러나 한 차례의 뼈저린 실패 이후에도 대안적인 삶에 대한 지향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DIY(Do It Yourself)’, 자급자족의 수공업 생활이었다.
 `내 손 사용법’(반비 펴냄. 원제 `Made by hand’)은 DIY 운동을 주도하는 잡지 `메이크’의 편집장인 마크 프라우언펠더의 좌충우돌 `DIY 도전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의 도전 목록은 다채롭다.
 닭 기르기, 나무 숟가락 조각하기부터 시작해 벌 치기, 텃밭 가꾸기, 에스프레소 기계 튜닝하기, 수제 기타 만들기, 딸에게 직접 수학을 가르치기까지.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기까지의 과정이 위트 있는 글 속에 생생하게 담겼다.
 책 속에는 또 저자가 잡지 편집장으로서 만난 여러 `DIY 달인’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들은 생태친화적인 DIY가 얼마나 의미 있는 삶의 방식인지, 소비적이고 완벽 지향적인 사회에서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인지를 들려준다.
 “사람들은 뭔가를 고장 낼까 봐, 뭔가를 망가뜨릴까 봐 두려워해. 안타까운 건 그런 두려움이 타당하다는 거야. 결국 그렇게 되니까. 물건들은 고장 나고 망가질 거야. 하지만 그건 더 풍요로운 삶, 주변의 사물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야할 첫 번째 난관이야.”(40쪽)
 “사회가 워낙 완벽 지향으로 기울어지다 보니 아이들이 완벽하게 만들 수 없으면 부모가 대신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모든 문제에 정답이 있고, 뭔가를 시도하기 전에 그 정답부터 배워야 한다는 교육 시스템이 조장한 태도죠.”(284쪽)
 1년 반이 지나 이제는 DIY에 거의 중독된 상태라고 말하는 저자는 DIY를 통해 가족이 누리는 삶의 질이 확실히 향상됐으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이나 시스템과도 좀 더 의미있는 관계를 맺게 됐다고 말한다.
 자신감도 쌓였다.
 “이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도 예전처럼 겁을 집어먹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리면 결국엔 완성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뿌듯하다.”(302쪽)
 강수정 옮김. 312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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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사상의 흐름을 읽다

신복룡 교수 `한국정치사상사’출간…당대 핵심사상·인물 소개
 

 
 신복룡 건국대 석좌교수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정치사상의 흐름을 조망한 `한국정치사상사’(지식산업사 펴냄)를 출간했다.
 상·하 두 권에 걸쳐 원고지 1만여 장 분량으로 쓴 방대한 저술이다.
 이 책에서 신 교수는 고대, 중세, 근세 전·후기, 근대, 현대로 시기를 구분하고 당대의 핵심 사상과 주요 인물들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개별 사상들이 서로 어떤 맥락으로 이어지고 단절되었는지를 보여줘 한국 정치사상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게 집필했다.
 이 책의 두드러진 점 중 하나는 정치사상에서 종교사상의 큰 영향력을 굳이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는 “정치사상이란 그 시대를 살던 사상가·정치가·종교지도자들이 국가 구성원들의 행복과 슬픔을 고민하면서 산출한 복음주의적 언어·저술·행동의 정치학적 해석”이라면서 “이 책에서 사상가들의 종교적 복음주의를 담고 싶었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또 퇴계·율곡의 이기론과 같은 거대담론보다는 민중의 숨결이 담긴 기층문화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김부식은 사대주의자였고, 신돈은 요승이었고, 퇴계는 주리론자였고, 율곡은 주기론자였다”는 식의 정형화된 틀을 깨는 것도 집필 과정에서 염두에 둔 부분이라고 저자는 덧붙였다.
 2001년 `한국분단사연구’를 탈고한 후에 본격적으로 이 책의 집필에 착수했다는 신 교수는 “교수로 한 세상 살면서 고뇌한 흔적을 이 책에 담고 싶었다”며 “이 책이 보편적 독자층을 갖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각권 780·920쪽. 각권 4만5000·5만2000원.
 
 
 
             >>신간
 
 ▲위기와 희망 = 오생근 지음. 원로 불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8년 만에 낸 비평집.
 지난 9월 서울대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한 저자는 서문에서 “문학이 꼿꼿한 자세로 자기의 설 자리와 갈 길을 의식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오래된 희망이자 새로운 희망”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서 문학 전반을 조망한다. 2부는 정현종, 최동호 등 시인의 근간 시집에 대한 해설을 담았다.
 3부에서는 소설가 이청준, 현길언, 김도언 등에 대한 작품론이 이어지며 4부에서는 문학평론가 정명환과 홍정선의 비평에 대한 글을 실었다.
 문학과지성. 332쪽. 1만2천원.
 
 ▲마타레즈 서클(전2권) = 로버트 러들럼 지음. 김양희 옮김. `본 아이덴티티’ 등 본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가 쓴 장편 스릴러물.
 마타레즈는 암살과 테러를 통해 세계를 손에 넣으려는 비밀 조직이다. 소련의 일급 첩보요원인 바실리 탈레니예코프가 이 조직의 정체를 밝히려고 나선다.
 마타레즈의 비밀을 벗겨 내려면 먼저 미국 정보원 브랜던 스코필드와 손을 잡아야 한다. 문제는 탈레니예코프와 스코필드가 철천지 원수지간이라는 점.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원한을 가슴에 묻고 함께 마타레즈의 실체를 추적한다. 책은 톰 크루즈와 덴젤 워싱턴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노블마인. 각권 416쪽·424쪽. 각권 1만3천800원.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 존 스타인벡 지음. 소설 `분노의 포도’로 유명한 미국 거장의 고전 인문서를 전문번역가인 안정효 씨가 세련된 문체로 다시 번역했다.
 저자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어떻게 이뤄졌으며 어디로 나아가는지 진단하고 내면의 병적 현상을 서술한다. 그는 미국을 세운 조상이 사실은 권력의 폭력으로부터 쫓겨 다니던 자들의 무리였다고 고백한다.
 김영사. 292쪽. 1만5천원.
 
 ▲천재화가 이중섭 - 사랑노래 혹은 절망노트 = 박규현 지음. 1990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한 저자가 천재화가 이중섭의 삶을 소설로 풀어냈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중섭은 물감 재료 하나 구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은박지에 못으로 긁어 그림을 그렸던 초인적 예술가였다”며 “이중섭을 통해 우리 근대사의 역사와 사랑과 예술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북인. 324쪽. 1만1천원.
 
 ▲문학의 빙하기 = 김선학 지음. 문학평론가인 동국대 국문과 교수의 새 평론집.
 1988년부터 20년 넘게 다양한 매체에 기고한 글을 담았다. 저자는 “오늘날의 문학은 후기 자본주의 시대의 빙하기에 위치해 있다”며 박완서, 서정주, 유안진 등 여러 문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고 한국 문학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전한다.
 까치. 448쪽. 2만원.
 
 ▲노벰버 레인 = 이재익 지음. SBS 라디오 PD로 재직하며 소설가와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하는 저자의 신작 연애 소설.
 30세 여성 준희는 결혼식에 앞서 예비 신랑과 미리 신혼여행을 다녀오기로 한다. 하지만 신랑에게 갑자기 회사 일이 생기면서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고 또 다른 남자에게서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가쎄. 362쪽. 1만3천800원.
 
 ▲엄마의 마지막 눈물 = 이순교 지음.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에서 공부한 저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쓴 소설이다. 가난을 딛고 자연 속에서 자라는 한 소년의 삶을 통해 음악 세계와 음악의 정체성 등을 전한다.
 종문화사. 256쪽. 1만2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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