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의 상징’ 조선의 선비 그들은 막강한 재산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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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의 상징’ 조선의 선비 그들은 막강한 재산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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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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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계승범 교수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출간
조선시대 선비의 이면 공개…왜곡된 선비상 정면 비판
 
 
 조선 시대 두 얼굴의 선비.
 청렴함의 상징이었던 선비가, 사실은 땅과 노비를 거느린 재력가였으며 충성을 바친 대상도 명나라였다는 `반전’이 제기됐다.
 역사학자인 계승범 서강대 대우교수는 신간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역사의아침 펴냄)에서 조선 시대 선비의 이면을 공개한다.
 책에서는 선비의 뜻을 역사 용어로 국한해 유교 국가인 조선의 최고 엘리트 집단, 곧 사대부로 정의했다. 저자는 사회지배층이자 지식인인 선비가 본연의 임무에 태만하고 책임감도 부족했다며 정면 비판에 나선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선비인 이황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가 거느린 노비만 367명에 달했으며 논과 밭을 각각 1166마지기, 1787마지기 소유한 땅부자였다.
 청빈낙도를 실천한 선비가 없지는 않았겠지만 현재까지 이름이 전해 내려오는 선비 가운데 막강한 재산가가 대부분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들은 “굳이 나라의 녹을 받을 필요 없”었으며, 곳간에 쌓아놓은 재산 덕택에 독점적 지배권을 누리며 이론적으로만 `청빈’을 노래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조선 선비들이 고급 지식과 권력을 독점하는 바람에 왕을 “우습게” 보고 가르치려 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무(武)보다 문(文)에서 권력의 원천이 나온 조선시대에는 선비들이 유교적 논리로 자신을 무장하고 명나라, 송나라, 주나라로 거슬러 올라가며 `원조 논쟁’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왕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
 저자는 왜곡된 선비상이 현대사회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300년간 `시비’와 `정사’ 문제로 당파 싸움을 이은 잔재가 지금까지 남아 있으며 계급과 남녀 차별 같은 그릇된 유산을 남긴 당사자가 바로 선비라고 저자는 강조했다.
 그는 “객관화의 과정을 밟은 후에야 유교와 선비는 진정한 전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04쪽. 1만4000원.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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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게 이기는 것’ 과학적으로 입증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이타적 성향, 위기에 부딪힐수록 단결력 높여
 
 
 
 
 `지는 게 곧 이기는 것’이라는 격언이 실제로도 들어맞을까.
 독일 출신의 학술 저널리스트인 슈테판 클라인은 신작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서 이에 대한 과학적 입증을 시도한다.
 저자는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뇌과학, 경제학 등을 동원해 이타심의 실체를 파헤치고 미래 사회에서 이기주의자보다 이타주의자가 생존에 유리하다는 전망을 한다. 책에 깔린 큰 전제는 인간에게 `이타 본능’이 숨겨져 있다는 것.
 진화론자인 다윈의 저서 `인간의 유래’에 따르면 인간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세월에 따라 진화하기 때문에 태어나기 전부터 이러한 `사회적 본능’을 갖게 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인간처럼 정신력이 고도로 발달한 동물은 사회적 본능을 타고난 정의감과 도덕심으로 발전시키게 되며, 세대를 거듭해도 본능으로 내재한 협력 성향 덕택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이타성을 강요받는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손해를 보고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이타주의자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여기에도 `집단 도태’라는 유전학 이론을 적용한다. 위기에 부딪힐수록 이타적인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단결력이 높고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주민들보다 생존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
 저자는 그러나 필요한 만큼만 이타적이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프라이스의 방정식 이론을 근거로 이타주의자가 지나치게 희생하면 집단 내부의 이기주의자에 비해 입지가 불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혜경 옮김. 288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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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칠현의 행적 변호하다

권중달 교수 `위진남북조시대를 위한 변명’출간
 
 
 위진남북조 서진(西晉)의 황후 가남풍은 미모와는 거리가 먼 여인이었다.
 키는 작았고, 얼굴은 검었다.
 게다가 성품은 잔인했다. 그녀는 태자비가 되었을 때 질투가 심해 임신한 시첩(侍妾)에게 창을 던져 뱃속 태아를 낙태시켰으며, 미소년을 궁중으로 끌어들여 음란한 행위를 하고 죽여 없애기까지 했다.
 황후가 되고 나서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시어머니인 황태후와 후궁 소생의 황태자를 제거했다.
 유교적 관점은 물론 상식적인 수준에서 보더라도 가남풍의 이러한 행동은 패륜적인 행동이었다.
 하지만 권중달 중앙대 명예교수는 악녀로 불릴 수 있는 가남풍에 대해 “액면 그대로만 볼 수는 없다”며 `두둔’하고 나선다.
 권 교수는 신간 `위진남북조시대를 위한 변명’(삼화 펴냄)에서 “가남풍의 입장에서 본다면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든지 권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며 여기저기에 군사력을 쥐고 있는 세력들이 도사리고 있었고 내부적인 권력 암투도 계속되고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한다.
 그런 상황에서 권력을 잃는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가남풍의 남편인 혜제 사마충이 황제로 있던 때는 여덟 명의 사마 씨들이 권력을 차지하려고 서로 죽고 죽이는 이른바 `8왕의 난(亂)’이 일어나는 등 피가 낭자한시대였다.
 권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가남풍이 유가적 도덕 윤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이미 유가적 도덕 윤리는 겉모습만 남아 있고, 내용은 사라진 지 오랜 상태였으며 살아남을 방법이란 오직 자기 자신만을 믿는 것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중국의 3대 사서로 꼽히는 사마광의 역사서 `자치통감’을 완역했던 권 교수는 `자치통감 행간 읽기’ 첫 번째 시리즈로 이번 책을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혼돈과 퇴폐, 음란과 은둔, 일탈과 기행으로 점철된 것으로 평가받아온 위진남북조 시대를 역사가의 중립적 시각에서 새롭게 읽어낸다.
 권 교수는 모친상을 당하고 태연히 바둑을 두고 술까지 퍼마시며 집으로 향한 완전, 형장의 죽음을 앞두고도 거문고를 즐긴 혜강 등 갖가지 기행으로 유명한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행적도 `변호’한다.
 위진남북조 시대를 대표하는 죽림칠현의 기행과 일탈은 사상적 배경이 있는 행동이었으며 역사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권 교수의 설명이다.
 “위진남북조 시대의 기이한 행동들은 한대(漢代)로 내려오던 유교적 관습과 의례라는 명교(名敎)에서 볼 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파격적기행을 저지른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고 허식에 차 있지 않은 진정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상적 배경을 갖고 있었다. 이는 자기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행동해야 옳다는 명교적 가치를 무너뜨린 것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해탈의 과정이기도 하다.”(6-7쪽)
 권 교수는 또 “기존의 틀을 깨려는 위진남북조 시대의 풍조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면서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면 오늘날의 보혁갈등과세대 간의 갈등, 서구에서 몰아닥친 자유분방함의 양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안목을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의 이면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면서 새롭게 역사와 인간을 조명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는 책이다.
 480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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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 환경보호에 얼마나 도움될까  
 
 공정 무역 커피를 마시고,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이른바 `착한 소비’가 환경 보호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저널리스트 헤더 로저스는 신간 `에코의 함정’(이후 펴냄)에서 이러한 친환경 소비 행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개인이 `녹색소비’를 꿈꾸며 값이 비싸더라도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상품을 구매한다고 해도 정치·산업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 저자는 먹거리, 주거, 운송 분야로 나눠 이러한 `환경주의 소비’의 이면에 숨은 맹점을 샅샅이 고발한다.
 유기농 식품이 지닌 문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것. 미국에서는 농무부의 유기능 인증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하며, 큰 비용과 시간을들여야 해 소농민에겐 `먼 나라’ 얘기가 된다.
 도축업도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 미 농무부가 내놓은 `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HACCP) 때문에 소규모 도축 시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 되고, 이는 대중의 건강에도 위해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바이오 연료 생산에도 숨겨진 `반전’이 있다.
 친환경 연료를 생산한다는 명목 아래 열대 우림을 개간하면서 토종 생태계를 싹쓸어버리고 단일 경작 농장을 세우는 “참혹한 결과”가 빚어졌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친환경 자동차도 상황은 마찬가지.
 1997년 토요가 내놓은 `프리우스’는 녹색 자동차 시대를 연 첫 모델로 꼽힌다. 그러나 프리우스가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미미하다는 점으로 볼 때 자동차 업계가 자발적으로 생태계 보존이라는 가치를 앞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내다봤다.
 저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자본주의에 내재했다고 주장한다.
 녹색 정책이 자본주의 원리에 반하는 것인 만큼 정부의 정치적 의지와 기업의 경제 논리에 쉽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착한 소비’가 환경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이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수준에 불과하며 이보다 앞서 정치는 근본적인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기로 한 대중의 손에서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72쪽. 1만8000원.
 
 
 
             >>신간

 ▲과거 침묵시키기 = 미셸-롤프 트루요 지음. 김명혜 옮김.
 아이티혁명을 라틴아메리카 식민 문제와 연결해 서구중심적 기억의 관리 메커니즘을 분석한 책.
 아이티 태생의 인류학자이자 시카고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1791년 아이티 혁명과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기리는 서구 세계의 기념행사를 분석하면서 비서구 문명의 역사가 어떻게 침묵 당해왔는지 날카롭게 파헤친다.
 저자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에 이르는 기간에 콜럼버스의 존재가 갑자기 부각된 것은 스페인과 미국의 정부관료들이 대중을 통제하고 국가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취한 조치의 일환이며, 이 과정에서 라틴아메리카 흑인 노예들의 삶은 침묵돼야 할 것으로 간주됐다고 분석한다.
 그린비. 296쪽. 1만8000원.
 
 
 ▲사물의 체계 = `시뮐라시옹’(거짓 꾸밈.위장) 이론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저명철학자이자 사회 이론가인 장 보드리야르(1929-2007)의 첫 번째 저서.
 당대 최고의 지성으로 불렸던 롤랑 바르트, 앙리 르페브르, 피에르 부르디외가 심사했던 박사 학위 논문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장 보드리야르는 이 책에서 소비 사회의 기호학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제기해 명성을 얻었다.
 보드리야르 연구 권위자인 배영달 경성대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지식을만드는지식. 406쪽. 2만8000원.
 
 ▲마르크스 사용 설명서 = 다니엘 벤사이드 지음. 양영란 옮김.
 프랑스 좌파를 대표하는 지식인 중 한 명으로 파리8대학 교수를 지낸 저자가 냉전이 종식되고 자본주의가 승리한 이 시점에도 왜 여전히 `마르크스의 유령’이 떠돌고 있는지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을 재조명한다.
 에코리브르. 280쪽. 1만4000원.
 
 
 ▲라틴아메리카 경제의 이해 = 김기현·권기수 지음.
 국내 저자들이 쓴 라틴아메리카 경제 개론서.
 식민지시대부터 외채위기를 겪은 1990년대를 거쳐 현재까지 라틴아메리카의 경제를 통시적으로 조망했다.
 라틴아메리카 전문가인 저자들은 서구 시각이 아닌 라틴아메리카 시각에서 그들경제가 갖는 잠재력이 무엇인지, 또 문제점과 한계는 무엇인지 냉철하게 분석한다.
 한울아카데미. 432쪽. 3만4000원.
 
 ▲연경재 성해응 문학 연구 = 조선 후기 규장작 검서관으로 활동한 연경재(硏經齋) 성해응(1760-1839)의 문학 세계를 조명한 책.
 150여권의 연경재전집을 남긴 성해은은 노비와 기녀처럼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으로 유명하다.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저자는 작품 속에 표출된 성해은의 작가의식과 문학적 역량 등을 살펴본다.
 소명출판. 340쪽. 2만1000원.
 
 
 ▲자유와 운명에 관한 대화 외 = 독일의 천재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라이프니츠(1646-1716) 저서 모음.
 `자유와 운명에 관한 대화’를 비롯해 `자유 의지에 관하여’ `제일 진리에 관하여’ `인간 지식의 원리’ 등 진리 이론과 자유 개념에 관한 12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모두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저작들로, 이상명 한림대 한림과학원 HK연구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책세상. 188쪽. 6900원.
 
 ▲멕시코의 역사 = 멕시코대학원 엮음.
 찬란한 고대문명부터 식민시절, 독립과 미국과의 영토분쟁, 수십 년간의 독재와혁명 등 파란만장했던 멕시코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멕시코 역사의 전체적 맥락을 각 시대를 대표하는 사건 중심으로 설명해 멕시코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김창민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그린비. 376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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