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구식, 의총서 이회창 공개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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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구식, 의총서 이회창 공개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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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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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구식(崔球植) 의원이 15일 의원총회에서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를 공개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최 의원은 이 전 총재가 최근 강연에서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라는 표현을 통해 정계복귀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정면으로 문제삼았고, 이에 당지도부가 나서 발언을 중간에 제지하는 소동이 벌어진 것.
 최 의원은 “기자들 앞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말하게 돼 떨린다”고 운을 뗀 뒤 먼저 `상유십이 순신불사:아직 배 12척이 남아있고 (이)순신은 죽지 않았다’라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직접 사서를 찾아본 결과 충무공은 선조에게 올리는 장계에서 자신의 이름인 `순신’이 아닌 `미신(微臣:미천한 신하)’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게 그의 설명.
 최 의원은 이어 “이회창씨는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했다. 한 번도 패한 적 없는불패의 군대를 이끌고 그랬다”면서 “이회창씨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가깝다. 역사를 보면 원균은 그나마 (이 전 총재보다) 나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이회창씨는 1차 때는 아들 병역, 2차 때는 아들 빌라 문제 등 본인 과오로 패배를 초래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력이 강해 이길 수 있었으나 이회창씨의 착각과 오판이 (패배하는데) 결정타를 날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패배의 결정타’와 관련, “(이 전 총재는) 지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보고하는 참모에게 그 사실을 부정하면서 화를 냈다. 그 바람에 나온 것이 ’숨겨진 몇 퍼센트`라는 여론조사 사상 가장 황당한 이론”이라며 “그 이론은 시간이 가면서 점점 사실로 둔갑해 우리 편을 마취시켰고 패배에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선 5일전 패배를 걱정한 한 전략가가 `최후의 승부수’를 전달했지만 이 전 총재는 “어차피 이기는데 이렇게까지 해야겠느냐”며 실행을 하지 않았던 것도 결정적 패인이었다고 최 의원은 주장했다.
 그러자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나오는 등 의총장 분위기가 일순 험악해졌다. “뭐하는 거야”(김무성 의원), “여기가 열린우리당 의총장이냐(이상배 의원)” “사학법 얘기하는 자리 아니냐”(심재철 의원) “너 혼자 뜨는 자리냐”(윤두환 의원) 등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병석(李秉錫) 원내 수석부대표는 직접 나가 마이크를 빼앗으려 했으나 최구식(崔球植) 의원은 “왜 이래요”라며 강하게 저항했다. 급기야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가 “그만 해”라고 고함을 치며 수습에 나서면서 최 의원은 발언을 제지당했다. 사학법 재개정 결의를 다지기 위한 의총의 주제와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미묘하고 민감한 문제는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상응하는 자율적 책무가 따르니 비공개로 말해도 된다”면서 “말 한 마디가 어떤 결과를 미칠 지 충분히 인지하는 의원이라고 생각해 말을 하도록 공개했는데 이럴 줄 몰랐다”고 유감을 표했다.
 최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이렇게 황당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 더 이상 시간을 늦추지 말고 쐐기를 박겠다는 생각에 발언했다”고 공개 비판의 이유를 밝힌 뒤 미처 끝내지 못한 발언을 미리 준비한 원고를 통해 공개했다.
 그는 발언원고에서 “지금 그 분(이 전 총재)이 할 일은 자숙하고 참회하고 반성하는 것 말고는 없다”면서 “원균은 그 때 전사했다. 그러고도 비참한 이름을 만세에남기고 있다는 점이 참고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적인 정리로 참고 있는 후배로부터 더 지독한 말을 듣지 않게 되길 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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