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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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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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장군(冬將軍)’은 사람이 대항할 수 없을 만큼의 강추위를 의인화한 말이다. 프랑스가 러시아와 벌였던 전쟁에서 유래한다. 나폴레옹1세가 1812년 5월 31일 45만 대군을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러시아 원정에 나섰다가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고 때마침 몰아닥친 영하 25도의 혹한을 못견뎌 그해 12월 18일 퇴각했다. 그러자 “혹한이 막강한 나폴레옹군대보다 더 무서운 장군”이란 말이 나돌았는데, `동장군’이란 말의 뿌리가 여기에 닿아 있다는 거다.
 임진왜란(1592~1598) 때 이미 동장군이란 말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7년간의 전쟁 동안 추운 겨울이 되면 아무래도 원정군대가 더 고통스러웠을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다. 하지만 추위 때문에 왜적을 이길 수 있었다는 전쟁사를 듣지 못했고, 임란 때 동장군이란 단어가 만들어졌다는 근거가 제시된 것도 보지 못했다. 아마 야사이거나 호사가들의 짐작일지도 모를 일이거니와 어쨌거나 동장군이란 게 서민에겐 예나 지금이나 교전 중인 적의 군대보다 무서운 것만은 사실이다.
 기세등등한 동장군이 한반도를 괴롭히고 있다. 입춘을 전후한 시점이지만 요 며칠 새 정말 춥다. 며칠전 강원도 및 중부지방과 봉화, 의성 같은 우리고장 경북 내륙의 수은주가 영하 20도 아래위를 넘나들었고 35년만의 추위라고 기상캐스터는 종일 되뇌었다. 어제부터 좀 누그러졌다고 하나 동장군은 2월 내내 오락가락할 거란 예보다. 이번 겨울은 왜 이리도 추울까.
 자연현상인줄로만 알았던 동장군의 내습이 알고 보면 사람이 부른 거라고 한다. 무슨 말인가. 조악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빙하가 녹아내리고, 그 수분이 증발하여 극지방과 중위도 사이의 대기 경계선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의 세력을 약화시킨다. 울타리가 약해지자 극지방 주위 상공의 차가운 공기덩어리는 중위도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찬 공기덩어리 때문에 중위도 지역인 우리나라와 일본 같은 나라에 한파와 폭설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결국 한파의 원흉은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효과가 불러오는 지구온난화란 이야기이다. 온난화의 주된 귀책사유는 석유 등속의 화석연료 과다사용이란 건 다 아는 일인지라 귀꿈스럽게도 온난화 걱정을 하게 되는 올 겨울이다. 혹독한 동장군 치하에서 뜬금없이 지구가 더워지는 현상을 걱정하게 되는 역설의 겨울을 지금 우리는 보내고 있다.   정재모/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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