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구미지점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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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구미지점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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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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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잭슨 대통령은 은행을 매우 불신했던 모양이다. 시쳇말로 `비호감’의 바탕엔 나름대로 신념이란 게 깔려 있었다. 은행은 가난뱅이들을 괴롭히기만 한다는 지론이었다. 때문에 그는 연방은행에서 정부 예금을 모두 인출하라고 지시했으나 주무 장관이 반대하고 나섰다. 고민하던 그는 말 안듣는  재무 장관을 둘이나 물러나게 하고서야  뜻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다소 경우가 다르기는 하지만 한국은행 또한 지방 `분신’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꽤나 오랫동안 고민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잡은 가닥이 전국 16개 본부는 존치, 3개 지점은 폐쇄다.그동안 명줄이 끊어질듯 말듯했던 포항본부는 현재모습 그대로 살아남게 됐다.그러나 구미지점은 내년 3월1일 없어지는 3개 지점 가운데 하나로 결정되고 말았다.
 그동안 울근불근하던 포항 쪽 얼굴에 웃음꽃이 핀 반면 구미 쪽은 당장 사납게 일그러져 버렸다. 39만 인구에 국가경제의 10분의1을 차지하는 판에 `구미 푸대접’이 웬말이냐는 것이다.구미는 뻗어나가는 도시인데다 해외기업들의 투자 또한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이번 조치로 기업유치에도 발목이 잡히게 된 구미 쪽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도 `이유 없는 반항’만은 아니다.경제 전문가의 안목이 아니라해도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스 신화에 `헤라클레스의 선택’이란 게 있다.재능 많은 헤라클레스가 잘못을 저지르고 산 속에 있는 목장으로 쫓겨갔다. 그러나 이 곳에서 달아난 그는 무예 수련에 통달하게 된다.앞날을 고민하는 그의 앞에 `미덕’과 `쾌락’이 여자 모습으로 나타나 유혹하지만 그는 미덕의 길을 따르기로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앞날이 있는 구미 경제를 헤라클레스에 견준다면 망발일까? 이번 결정에 정치색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어찌 설득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구미 경제계가 `구미지점 구하기’에 나섰다. 기대를 걸어본다. 
 김용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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