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항공편으로 국외도피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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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항공편으로 국외도피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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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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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자금추적에 경영정상화 계획 허구성 들통

출국 금지로 국외도피 저지, 범행 전모 조기 밝혀져

 

 수천억원대의 불법대출과 회삿돈 횡령 혐의로 구속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회사의 영업정지가 임박하자 항공편으로 국외도피를 시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검찰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씨는 7개 저축은행에 대한 2차 구조조정 결과가 발표된 지난해 9월 출국이 금지됐다. 금감원이 미래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면서도 김씨의 위법 혐의를 검찰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미래저축은행은 당시 총자산 2조71억원, 자기자본 -1718억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10.17%로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 덕에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됐다.
 13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하고 충남 아산시 아름다운골프온천리조트 소유주인K사에 빌려준 대출금 1400억원을 회수해 경영정상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서를 냈다.
 금융당국은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K사는 골프장 매각계약이 이뤄져 대출금을 머잖아 갚을 수 있다며 계약금 250억원이 입금된 계좌명세까지 금감원에 알렸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미래저축은행의 각종 법규 위반혐의를 검찰에 통보하는 한편 자금 출처 조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명동 사채업자에게서 250억원을 빌려 K사 계좌에 입금해 계약금이 들어온 것처럼 속인 사실을 적발했다.
 경영정상화 계획의 허구성이 들통나자 김씨는 미래저축은행의 퇴출은 물론, 자신의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듯 국외로 나가려 했으나 인천공항에서 출국이 좌절됐다. 법무부 심사 과정에서 출국이 금지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후 김씨는 경영정상화 조치를 이상 없이 이행했는데도 국외 이동을 허락하지 않았다며 출국 금지조치를 풀어달라고 검찰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 제안이 거부되자 선박편으로 국외도피를 하기로 하고 조직폭력배 출신의 사업가에게 밀항 알선을 의뢰했다.
 밀항 전날인 이달 2일에는 우리은행 서초점에 전화를 걸어 200억원을 찾아놓도록 요청하고서 영업시간이 끝난 뒤 찾아갔다. 다음날 밀항을 준비하려는 행보였다. 미래저축은행에 파견된 금감원 감독관은 3일 출근했다가 전날 밤에 거액이 인출된 사실을 알고 김씨를 찾았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씨는 운전사 최씨를 시켜 200억원을 곳곳에 분산시켜놓고서 잠적한 상태였다
 금감원은 운전사 최모씨를 불러 추궁한 끝에 김씨의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서 곧바로 검찰에 알려 최씨가 구속되게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래저축은행의 자구계획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고 모든 자금 흐름을 치밀하게 추적한 끝에 의심스러운 돈거래를 포착했기에 김씨의 국외도피를 막고 범행 전모를 조기에 밝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적기시정조치의 유예를 받은 저축은행에는 감독관이 돈 흐름을 감시할 뿐 통제할 수는 없는 실정이어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래저축은행의사례처럼 경영진의 돈 빼돌리기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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