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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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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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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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랍신화대로라면 우리는 새해 희망을 가질 근거가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자 마자 온갖 재앙이 다 튀어나갔으나 `희망’만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가 도로 갇혀버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못이겨 일을 저지른 판도라는 `모든 선물을 합친 여인’이란 뜻이라던가.
 누구나 한해의 끝날에는 회한과 후회에 젖다가도 새해 첫날엔 희망을 그리게 마련이다. 사흘도 못가 흐물흐물해지는 `새해 결심’이란 것을 해보는 것도 이런 연유일 것이다. 이에 걸맞는 글이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에 나온다.“나는 새해가 올 때마다 기도드린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어떤 엄청난 일,무시무시하도록 나를 압도시키는 일,/…/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특권이야말로 언제나 새해가 우리에게 주는 아마 유일의 선물이 아닐까.”
 토정 이지함은 사람의 소원을 4가지로 꼽았다. 안으로는 신령스럽고 강하기를 원하고, 밖으로는 부하고 귀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어지는 풀이가 의표를 찌른다. “귀하기는 벼슬하지 않은 것보다 귀함이 없고, 부하기는 욕심내지 않은 것보다 더 부함이 없으며, 강하기는 다투지 않는 것보다 더 강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신령스럽기는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신령스러운 것이 없다.”<토정집>
 올해는 `황금돼지 해’라 해서 온 나라가 그야말로 `난리 브루스’다. 올해에 태어나는 아기는 재물운이 있다는 `속설이 난분분’한 탓이다.물실호기(勿失好機)라.약삭빠른 상혼이 어찌 조용할손가. 곳곳에서 `돼지 마케팅’열풍이 불고 있다. 돼지저금통 공장, 산부인과, 아동용품…. 쌍춘년에 이어 600년만에 찾아온 정해년(丁亥年)은 이렇게 희망에 들뜬 모습이다.
 황금돼지 덕분에 출산율이 오를 것 같기는 하다. 느닷없는 베이비 붐 탓에 나중에 고초를 겪는 일도 생기긴 하겠지만 당장은 기쁜 일 아닌가. 우리 모두가 희망을 꿈꾸는 새해가 되기를 빌어본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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