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불안 빈곤 뒤섞인 뒤틀린 미국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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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불안 빈곤 뒤섞인 뒤틀린 미국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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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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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저널리스트, 소설가, 영화감독이기도 한 베르나르 앙리 레비는 2004년 여름부터 1년 여 간 미국 대륙을 누비고 다녔다. 170여 년 전 감옥을 탐방하겠다며 여행에 나섰다가 미국 사회 전역을 돌아보고 쓴 `미국의 민주주의’의 저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발자취를 따라 나설 것을 미국의 유명한 시사 월간지 `애틀랜틱’이 그에게 제안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레비 1년여 간 美 탐사기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 질문에 답 찾으려 해

 
 
 
아메리칸 버티고
베르나르 앙리 레비 저·김병욱 옮김 l 황금부엉이 l 1만6500원
 
 
 레비는 디트로이트, 시카고,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애틀랜타, 보스턴 등에 이르기까지 대륙을 종횡무진했다.
 그는 고속도로 순찰대원, 레스토랑 종업원, 인디언, 아랍인, 교도소 직원과 간수 등에서 힐러리 클린턴, 샤론 스톤, 조지 소로스, 새뮤얼 헌팅턴 같은 유명 인사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것의 답을 찾으려 했다.
 레비의 미국 탐사기 `아메리칸 버티고’(American Vertigo)에는 아메리칸 드림에 더해 유대인에 경쟁의식을 갖고 있는 아랍인, 투표도 하지 않고 애국자도 아니라고 말하는 아미시 공동체의 한 노파, 동포들의 밀입국을 막는 임무에 죄책감을 느끼지만 미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멕시코계 국경순찰대원 등이 등장한다.
 미국 여행을 끝낸 저자는 서점 진열대의 수많은 책들을 본 뒤 “자신의 위기와 운명에 대해 이토록 근심스럽게 파고드는 나라도 없을 것이며 이토록 자신의 정체성에 현기증을 느끼는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모종의 혼란과 불안의 징후를 저자는 네 가지로 요약한다. 우선 `기념 메커니즘’이 범람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간직하는 박물관들, 기념할 가치가 있는 것과 그럴 가치가 없는 것을 더 이상 구분하지 않고 모든 것을 뒤섞는 곳이 많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징후는 `사회적 비만’이다. 도시들의 비만, 쇼핑몰들의 비만, 교회들의 비만, 도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해진 공항들의 비만, 비대해진 선거 캠페인 예산 등이 그것이다.
 세 번째 징후는 미국의 사회적·정치적 공간의 분열, 점증하는 차별화와 부족화다.
 즉 여러 공동체의 모자이크로 변해가는 양상이 “여럿으로 이뤄진 하나”인 미국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징후가 유대인, 게이, 레즈비언 등을 각기 따로 군집시키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마지막 징후는 “극단적 빈곤 영역의 팽창”이다. 레비는 “할렘이나 보스턴 혹은 워싱턴의 저급 지구들의 쓰레기통을 뒤지며 살고 있는, 사회가 결정적으로 내팽개쳐버린 사람들, 미국에 산재한 감옥 수감자들”에 주목한다.
 하지만 결론은 절망적이지 않다.
“혼란과 역기능과 불안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묘하게도 내부의 문명 전쟁이나 분리의 위험이 사람들이 말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여정엽기자 bit@  
 
>>눈에 띄는 새책

 △ 농부철학자 피에르 라비(인물/장 피에르 카르티에 지음)
 피에르 라비는 1960년 이후 남프랑스의 한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이 “그가 그토록 열정적이고 실천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만큼 그는 수수하게 생긴 사람이었다”고 첫 인상을 쓴 것처럼. 그리고 자신이 불리기를 원한 것처럼 그는 완전히 `농부’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생명 농업의 선구자. 제3세계 국가들의 농업과 생태학을 연계한 농학자. 아프리카 농업의 전문가. 모든 권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환경 운동가’라고 소개한다.
 휴머니스트였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고 예후디 메뉴인과 자연과 인간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프로그램 `우수아이아 네이처’를 진행하는 니콜라 윌로까지도 그에게 존경을 표했다. 무어인의 얼굴에 왜소한 체구의 이 남자는 과연 무엇을 했으며 어떤 감동을 가져다주었던 걸까?
 조화로운 삶. 9800원
 
 △평역 이순신 자서전(인물·전기/이순신 지음·남천우 평역)
 `이순신 자서전’으로 소개된 이 글의 원문은 <이충무공 전서>에 부록으로 수록된 기사들이다. 그 기사는 지금까지 이순신의 조카 이분(李分)이 쓴 이순신의 `전기’로 세상에 알려져 왔다. 그 글이 `이순신 자서전’으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다스북스. 1만8000원.
 
 △얽힌 실타래는 당기지 않는다(경제경영/안재욱 지음)
 시장경제원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코드로 해석하고, 정부 주도하에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가 만연돼 있음을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 5000원.
 
 △한국사 천자문(한자·역사/한정주 지음)
 실용한자 중심의 한자 1000자를 가지고 한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엮었다.
 단군신화와 고조선에서부터 해방이후 분단에 이르기까지를 시대순으로 정리하여 일목요연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포럼.3만3000원.
 
 △청소년을 위한 대화의 정석(청소년교양/최요한 지음)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내성적·소극적인 성격 때문이거나 대화 요령을 잘 몰라서 친구가 아닌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폴라리스. 8500원.
 
 
>>함께 읽는 어린이 책

 
 △빨간눈 도깨비가 나타났다!(2~7세/카렌 보몽 글, 호세 아루에고·아리안 듀이 그림·서남희 옮김) = 거위와 오리부터 시작해서 동물들이 뛰기 시작한다.
 동물 농장에 빨간 눈을 가진 괴상한 것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모두 도깨비가 나타난 줄 알고 헐레벌떡 도망가는 대열에 합류한다. 책그릇.8800원.
 
 △꼬맹이 놀이터 시리즈 전 3권(0~5세/천경원 글·그림) = 엄마 사랑을 담아 한땀 한땀 바느질해 만든 그림책 묶음.
 우주여행도 척척 씩씩한 헝겊공룡인형 `디노’ 이야기 <디노야 놀자>,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만능 장난감 `이불’ 이야기 <이불아 놀자>, 온갖 험한 길을 마다않고 멋지게 달리는 `지프’ 이야기 <지프야 놀자> 등 3권. 각권 6500원.
 
 △꾀보 코요테(초등 저학년/정하섭 글·이인숙 그림) = 북아메리카 인디언 옛이야기. 코요테는 북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들개와 비슷한 동물이다.
 북아메리카 원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은 코요테를 아주 신성한 동물로 여긴다. 때때로 코요테가 신의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들을 도와주고 또 못된 사람을 골탕먹이기 때문. 우리교육. 8000원.
 
 △뚝딱! 한자부수 214(초등 전학년/간분선·김윤주 글·그림) = 한자학습에 꼭 필요한 부수를 만화와 우리의 옛이야기로 결합해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단순히 쓰고 외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자학습 원리를 어린이 스스로 터득하게 해준다. 글로연.1만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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