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유대인 학살 현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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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유대인 학살 현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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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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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슈비츠서 기도회·생존자 32명과 면담
 
   독일 출신의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8일 독일 나치정권에 의해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가 자행된 현장인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했다.
 젊은 시절 나치의 청년조직인 히틀러 유겐트 단원이었던 베네딕토 16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유대인 생존자 32명을 면담했다.
 이날 교황을 면담한 생존자 중에는 1940년 열차편으로 아우슈비츠로 이송돼 수많은 유대인 수감자들을 죽인 후 소각하고 그 시체를 처분하는 가장 끔찍한 작업을 위해 별도로 동원된 부대 출신의 헨릭 만델바움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의 모자를 착용하고 교황을 면담한 만델바움(83)은 “시체를 화장하기 전에 금이빨을 빼내고 여자들의 머리를 잘라야 했다”면서 지옥과도 같은 경험을 회고했다.
 데이비드 펠렉 폴란드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교황의 이날 미사연설이 전세계가 반(反)유대주의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펠렉 대사는 교황의 연설문장을 인용, “ 이 연설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은 (나치)제3제국의 지도자들이 우리를 인종 명부에서 지우기 위해 유대인 전체를 말살하길 바랬다는 점”이라면서 교황의 연설이 반유대주의에 대한 대처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반유대주의 구호를 외치는 한 남자로부터 최루가스 공격을 당한 폴란드 수석 랍비(유대교 율법학자)인 미하엘 슈드리히는 교황의 연설을 “유대인과 기독교간 화해 과정의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슈드리히는 교황이 연설을 통해 반유대주의를 좀 더 강한 어조로 비판했을 수 있었다면서도 교황이 아우슈비츠를 방문한 것만으로도 반 유대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폴란드내 유대계 일부 지도자들은 “교황은 과거를 많이 이야기한 반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우리 시대에 존재하는 위험을 이야기했었다”면서 베네딕토 16세의 반 유대주의에 대한 비판이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2세의 비판보다 강력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성경에는 하나님이 노아에게 다시는 홍수로 심판하지 않겠다는 언약의 표시로 하늘에 무지개를 두셨다고 적혀있는데 교황이 이날 아우슈비츠를 방문하는 동안 간간이 비가 내렸으며 비가 그치자 선명한 무지개가 뜨기도 했다.
 이 무지개를 본 유대인 생존자들은 신이나 고(故) 요한 바오로 2세가 하늘에서아우슈비츠를 지켜보는 증거라며 감격하기도 했다.
 교황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방문에 앞서 크라코프에서 폴란드 가톨릭 신자 100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야외미사를 집전하며 유럽에 만연하고 있는 세속주의에 맞서 굳건한 신앙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4일간의 폴란드 방문을 통해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의 행적을 밟은 교황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저녁 바티칸으로 귀환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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