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일정 대부분 관광지 견학으로 짜여져
`시민 위한 의회 거듭’ 약속 한달도 채 안돼…
주민 “지역현안 도외시한 처사 아니냐” 비난
안동시의회 의원들이 최근 불어닥친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농가 피해수습에 나서기에도 바쁜 가운데 외유성 해외 연수 길에 올라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구성과 함께 시민을 위한 의회상 정립에 매진하겠다고 큰소리치며 출발한 지 한 달도 채 되질 않아 지역현안은 도외시한 채 연수길에 오르는 것이 과연 옳으냐는 지적이다.
시의회 A의원 등 6명은 지난 2~6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안후이성(성도, 황산, 지주시) 연수에 나섰다. 중국 농업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지역 농촌의 농업정책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명분이다.
또 B의원 등 7명은 4~9일까지 4박6일간의 일정으로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아열대농업의 운영 실태와 농산물 FTA대책을 비교하고 시스템을 견학한다는 목적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연수길에 올랐다.
특히 후반기 의장단이 구성되면서 의장이 직접 언론인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생산적이고 능동적인 의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지 꼭 20일 만에 그것도 태풍 영향으로 지역 곳곳에서 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일이라 주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권모(51)씨는 “시민을 위한 의회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한지 얼마나 됐다고 외유성 해외 연수냐”며 “지역의 태풍피해 농경지가 100ha를 훌쩍 넘는데 의원들이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상인 김모(42)씨는 “의원들의 해외 연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연수만큼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며 “주민 대표라는 의원들의 생각이 이렇게까지짧을 줄은 몰랐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지금이 아니면 올해 연수일정을 잡기 어려워 이뤄진 일”이라고 해명해 주민을 더욱 분개시키고 있다.
/권재익기자 kji@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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