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리에 구름 두른 '영남의 알프스'
  • 김재봉기자
산허리에 구름 두른 '영남의 알프스'
  • 김재봉기자
  • 승인 201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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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명산을 찾아서> 10. 청도 운문산

 # 준봉 즐비 천년고찰 품어
 영남지방에 해발 1000m가 넘는 운문산(1188m), 고헌산, 가지산, 천황산, 간월산, 신불산, 취서산, 문복산 등의 준봉이 일대 산군을 이루며 솟아 있다. 이 일련의 산군을 알프스에 비길 만큼 아름답다는 뜻으로 영남알프스라 한다.
 영남알프스 산군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운문산은 영남 7산의 하나인 명산으로 웅장한 암봉과, 기암괴석, 울창한 수풀이 심산유곡을 이루고 있다.
 운문산은 가을, 봄 순으로 많이 찾지만 사계절 두루 인기가 있다.
 거찰 운문사와 폭포로 이어지는 학심이골 계곡이 있고 남쪽에는 석골사를 중심으로 한 사운암 계곡과 호박소를 중심으로 한 쇠정골 계곡, 그리고 찌는 듯이 더운 복중에 얼음이 어는 2군데의 얼음골이 있다.
 동쪽으로는 유명한 석남사가 있다. 천년고찰인 운문사에 4백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처진 소나무 (반송, 천연기념물 180호)가 경내에 있다. 운문사에서 운문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자연휴식년제로 폐쇄돼 밀양 석골사 방면에서 산행을 해야 한다.
 
 #코스별 영산다운 신비한 모습
 영남알프스의 주봉인 가지산(1240m)에서 서쪽 능선으로 아랫재를 거쳐 연결되는 이 산은 한마디로 듬직하고 중후한 산이다. 이 산을 멀리에서 바라보기 좋은 곳은 국도 20호선 중, 동곡에서 방지로 넘어가는 방지재의 방지쪽 도로변이다.
 억산 능선으로 연결된 운문산의 모습은 아주 후덕스럽고 보기에도 시원스럽다. 또 한곳 이 산을 바라보기 좋은 곳은 운문사를 지나자마자 개울을 건너는 목골쪽으로, 목골에 조금 들어서면 운문산은 잠시 위용을 나타내는데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산허리에 구름을 두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보는 모습은 영산다운 신비한 모습이다.

 청도쪽에서 운문산을 오르는 길은 사리암을 지나 천문계곡을 통하여 아랫재에서 우측 산능선으로 오르는 방법과 운문사에서 목골계곡을 통하여 천문지기골로 올라 딱밭재에서 좌측 능선으로 오르는 방법이 있다. 딱밭재에서 우측 능선을 타면 억산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운문사 위쪽은 자연 휴식년제로 입산이 통제되고 있다. 또 하나 운문산을 오르는 방법은 금천 박곡리를 지나 대비사를 거쳐 억산에 올라 팔봉재와 범봉을 넘어 딱밭재로 오르는 능선길이다.
 자연 휴식년제로 입산이 통제되고 있는 운문사 안쪽 골짜기에는 비경이 많다. 천문동 계곡, 사리암의 배넘이골, 학소대등이 잘 알려져 있으며, 대개 사리암 입구를 지나는 큰골 주변에 있다. 그러나 운문사를 지나 바로 개울을 건너는 목골로 들어서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계곡의 옥류는 흐르는 것이 아니고 아예 구르는 듯하며 전인미답의 안골은 바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딱밭재로 오르는 활엽수림의 터널은 가쁜 숨을 들이쉴 때마다 달디단 향기를 품어내고 딱밭재에서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평탄하면서도 때로는 주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운문산 정상에서 청도쪽으로는 구름아래 낮은 연봉이 줄지어 있어 연봉의 아름다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경남쪽의 등산로가 인파에 시달려 원래의 모습을 많이 잃은데 비하여 깊고 짙푸른 소와 오랜 물살에 부드러운 선으로 조각된 계곡의 암반, 때묻지 않은 원시 풍광을 그대로 간직한 청도의 운문계곡과 산은 신의 아름다운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기슭에 자리한 비구니도량엔 솔향기 가득
 운문사~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호거산에 있는 절, 운문사는 여성 스님들이 수도하는 비구니 사찰로 유명하다. 250여 명의 비구니가 수행의 삶을 이어가는 사찰은 여느 곳보다 차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운문사는 소나무로 시작된다. 일주문으로 향하는 오솔길의 아름다움이 명망 높은 사찰마다 빼 놓을 수 없는 자랑이 되지만 운문사의 솔향기 가득한 길은 찾는 사람의 눈높이를 맞추듯 아담한 소나무들이 가지런히 이어진다. 1㎞의 오솔길을 걸어가면 산기슭의 평탄한 자리로 담장의 높이마저 가지런한 사찰이 나타난다.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된 고찰로 삼국의 옛이야기를 전한다. 고려시대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신라의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세속오계를 전수한 장소로 오랜 역사를 가진 사찰이다.
 만세루를 지나 펼쳐지는 경내의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랜 수령을 자랑하는 처진소나무는 소나무의 여왕인 듯 너른 가지를 땅으로 향하며 경내를 가득 채운다. 본래 제대로 자라지 못한 소나무의 한 종류인 처진소나무지만 이곳의 나무는 아래로 가지를 뻗은 모습이 풍성하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품 같다.
 매년 봄이면 열두 말의 막걸리를 부어 기름진 양분을 공급하는 등 귀하게 모셔지는 소나무다. 새롭게 만들어진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보전과 함께 비로자나불을 모신 또 다른 대웅보전은 창살마다 다른 무늬가 화려하다. 너른 강당인 만세루를 지나 얼핏 지나가기 쉬운 작은 전각인 잡갑전 내부로 사천왕석주 4기와 석조여래좌상을 모셔 놓았다.
 석주는 석탑의 일부였을 듯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불상도 그 모습이 아름답다. 운문사의 새벽과 저녁을 이어가는 예불은 사고의 소리와 어우러지는 비구니 스님의 낭랑한 독경으로 이름 높다.
  /김재봉기자 kjb@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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