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을 넘나드는 `엄마찾아 오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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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을 넘나드는 `엄마찾아 오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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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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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의 여정
소냐 나자리오 지음·하정임 옮김 l 다른출판사 l 1만900원
 
 
멕시코 거쳐 미국까지 122일간 험난한 여행기
가족애·모험담·이민 실태 등 생생하게 담아내

 
 
 
 
 
 
 온두라스의 소년 엔리케가 미국으로 돈 벌러 간 엄마를 찾아 나 선 `122일간의 위험한 여행’을 기록한 이 책은 일본 TV만화영 화로 친근한 `엄마찾아 3만리’를 연상케 한다.
 이탈리아 작가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1886년작 동화 `꾸오레’(사랑의 학교) ’중 `아페니니산맥에서 안데스산맥까지’를 각색한 `엄마찾아 3만리’는 19세기 후반이 배경.
 반면 21세기 현재진행형인 엔리 케의 경우 구체적 상황은 달라도 가족애, 모자지정의 감동스토리 라는 점에서 두 이야기는 닮은꼴이다.
 `엄마찾아 3만리’에서 소년 마르코는 이탈리아 제노바 집에서 엄마가 일하는 남미 아르헨티나까지 1만2000㎞의 먼 길을 떠난다 .
 한편 21세기 온두라스 소년 엔리케가 12년전 돈벌이를 위해 떠 난 엄마를 찾아나선 목적지는 미국. 엄마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전화번호만 챙긴 채 엔리케는 폭력, 살인의 위험을 무릅쓰곤 무작정 걷고 무임승차하며 엄마의 나라로 향한 것.
 미국 LA타임스의 연재기사를 옮긴 이 책은 2003년 미국 퓰리처상 특집기획부문과 보도사진부문 수상작. 온두라스 과테말라 멕시코를 거쳐 미국까지 122일간 5만리의 험난한 여행을 감행한 소년 엔리케의 행적을 기자가 현장 추적 및 보충 취재 등을 통해 재 구성한 내용이다.
 우연히 자기집 가정부를 통해 자녀들 생계를 위해 혼자 미국에 온 중남미 `싱글맘`들의 가슴 저미는 사연을 듣게 된 저자는 한해 불법 이주한 중남미 어린이가 4만8000여명에 이르는 현장으 로 카메라기자와 동행 취재, 그 기록을 기사로 책으로 묶었다.
 15세 전후의 남자어린이가 미국에 간 엄마를 만나려는 열망 하나 로 경찰과 이민당국의 감시뿐 아니라 강탈과 폭행을 일삼는 갱과 무장강도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기차의 지붕위를 올라타는 `길 고도 험한 길’.
 저자는 “나의 여행은 그들의 끔찍한 상황을 살짝 들여다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21세기의 모험담, 혹은 이민의 실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현재 마이애미 거주자의 5분의 3이상, 로스앤젤레스 거주자의 5 분의 2가 외국 출신일 정도로 이민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이주 민의 나라’ 미국에서 엔리케 같은 불법이민자의 사연은 그저 한 가족의 감동스토리로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저자는 어렵사리 미국에서 엄마와 재회한 엔리케 같은 어린이들 이 그러나 실제로 재결합한 후 불화가정으로 끝나는 등 라틴계 이주민들이 미국 이민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어린 자녀를 고향에 남긴 채 떠나야 하는 싱글맘, 엄마 찾아 위 험한 길을 떠나는 아이들 막막한 현실 앞에 “가족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민자들이 고국의 경제를 후 원하고, 돈 벌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야 사람 떠나는 것을 막 을 수 있다”는 제안이나 조언은 소리없는 메아리처럼 공허하게 맴돈다.
 

>>주목할 만한 책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청소부 밥
밥토드 홉킨스 지음 l 위즈덤하우스 l 1만원
 
 
 젊은 CEO와 나이 든 청소부가 우정을 키워 나가며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를 우화 형식으로 그렸다.
 이 책은 일상의 경쟁에 지친 우리에게, “그래서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다. 일에 치여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는 책이다.
 주인공인 로저는 젊은 나이에 CEO가 되었지만 회사는 경영 위기에 처해 있고, 아내와는 이혼당할까 두려울 정도로 소원해진 상태이다. 직장과 가정생활 모두에 지쳐 있는 로저의 모습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린 밥은 그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밥은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켰던 앨리스의 여섯 가지 지침을 로저에게 들려주기로 하고, 매주 월요일 직원 휴게실에서 만나 녹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로저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밥이 들려주는 지침과 이야기들은 로저의 삶을 점차 변화시킨다. 로저는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밥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을 되찾게 되고, `지쳤을 때는 재충전하라’는 지침을 떠올리며 휴식의 필요성을 깨달아간다. 또한 거대 거래처의 압력으로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는 지침에 따라 기도와 명상으로 해답을 찾으려 노력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책은 오로지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다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가족의 소중함, 진정한 삶의 행복, 또 인생에서 잃어가던 소중한 것들을 되찾게 해 줄 것이다.
  /여정엽기자 bit@
 
 

 △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과학/한스 크리스천 폰 베이어 지음·전대호 옮김)
 물리학자인 한스 크리스천 베이어는 왜 정보가 모든 입자들과 힘, 심지어 시공의 직조까지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근원적인 입자인지를 설명한다. 승산. 1만8000원.
 
 △자유주의(사회과학/존 그레이 지음·손철성 옮김)
 `지성의 근본주의 B2B 21’ 시리즈의 7권.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의 신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자유주의의 역사를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시리즈 6권 <보수주의>와 함께 발간됐다.
 이후. 8500원.
 
 △제왕의 리더십(경제 경영/김기홍·박종기·신병주 지음)
 리더십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문제다. 과거 왕조를 이끈 최고 경영자인 국왕의 리더십을 고찰하는 것도 우리 시대 위기의 근원인 리더십 문제를 새로이 모색하는데 대안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쓴 책.
 휴머니스트. 1만8000원.
 
 △실험소설 외(문학이론/에밀 졸라 지음·유기환 옮김)
 자연과학적인 실험과 관찰의 방법을 문학에 적용한 실험소설에 대한 졸라의 이론적 성찰이 담겨 있다. 또 과학적 방법이 문학, 나아가 인류에게 미칠 영향과 전망 등을 다루고 있다. 책세상. 5900원.
 
 
>>함께 보는 어린이책

 
 △작품과 숙제(초등 중학년 이상/박응상 지음)
 경남 진주 출신의 지은이가 독특한 아이 파우스의 특별한 모험을 책으로 펴냈다.
 방학에 더 많은 숙제를 내주는 학교. 공부 잘하는 짝지를 따라하고, 베끼고, 정답만 찾는 숙제가 재미없다. 방학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모험이야기를 쓰는 파우스의 모험을 따라가본다. 어드북스/ 8000원.
 
 △한중록(초등 고학년/혜경궁홍씨 지음·류혜경 옮김·오지은 그림)
 정조 때 쓰인 첫 번째 한중록은 주로 자신의 출생과 집안의 소개와 더불어 세자빈이 되기까지에 초점을 맞췄다.
 두 번째 한중록은 사도세자가 앓았던 병과 그로 인한 병적인 행동 그리고 뒤주에 갇혀 죽는 비극이 상세하게 그려졌다.
 청솔/8000원.
 
 △내 말 좀 들어주세요(유치~초등 저학년/윤영선 글·전금하 그림)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어른들보다 더 바쁜 또래들 틈에서 아이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마음의 문을 닫아간다.
 책장을 넘기면, 그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만으로 마음이 한결 평화로워질 수 있다.
 문학동네/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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