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습지 17곳 가운데 13곳의 훼손 면적이 크게 축소 평가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낙동강(2권역)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분석한 우원식 국회의원 (민주통합당)의 문제 제기다. 우 의원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습지가 파괴된다는 주장이 나오자 국토해양부는 훼손 면적을 크게 줄인 보고서를 만들었다. 게다가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국토부의 축소보고를 알면서도 눈감아줬다는 주장이다. 정부 부처의 사실 왜곡에 고의성이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환경부가 국토해양부의 의견대로 협의완료해줬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첫손 꼽히는 축소 사례는 구미지역의 해평습지다. 당초의 환경영향평가는 391만1636㎡가 훼손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것이 216만4271㎡로 바짝 줄어들었다. 비율로 따지면 51.5% 훼손이 28.5%로 줄어들었다는 소리다. 반 토막 수준에 가깝다. 구미 습지는 사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당초 100만㎡를 웃돌던 습지들이 줄줄이 반 토막 수준에 이름을 올렸다. 와룡습지, 지보습지, 구담습지, 안교습지가 비슷한 상황이다. 믿기 어려운 환경영향 평가다.
그러잖아도 지금 4대강 사업은 도마 위에 오른 생선 신세가 돼있는 판이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책사업이 온통 비리로 얼룩진 흔적들이 드러나고 있어서다. 비리에 찌들다 보면 공사의 안전성은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4대강 사업은 자그마치 22조원이 들어간 사상 최대 국책사업이다. 이 사업예산 가운데 과연 얼마나 제대로 쓰여 졌는지 눈길이 쏠려있는 상황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의구심이 이런저런 형태로 꼬리를 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번 낙동강 2권역 습지 축소평가보고서도 찜찜한 구석을 남겨서는 안 된다. 지금 습지의 중요성을 들먹인다면 새삼스러운 일이 되고 만다. 람사협약을 입에 올려도 마찬가지다. 지난겨울 해평습지를 비롯한 경북도내 습지에 내려앉은 철새만 생각해봐도 정답은 당장 나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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