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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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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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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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2 총선’은 1985년 2월 12일에 치러진 12대 국회의원 선거다. 꽤 추울 때였기에 당시 야당에서는 `동토(凍土)선거’ 공세를 펼쳤다. 투표 참여율을 낮추려고 집권그룹이 일부러 추위 속에 선거일을 잡았다는 비난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투표율이 낮지도 않았을 뿐더러 집권그룹에겐 당황스런 정치구도를 만들어낸 선거였다.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쥔 전두환은 1981년 1월 민정당을 만들어 11대 국회를 구성했는데, 여당은 민정당, 제 1야당은 민한당이었다. 그리고 4년 후 총선이 치러지게 되었고 당시 정치활동이 금지되었던 구 신민당 인사들이 해금되면서 창당한 신민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일약 제1야당으로 등장하게 된 선거가 2·12 총선이다.
 신민당의 당시 캠페인 구호는 `동토선거’ 비난과 함께 `민한당은 민정당의 제2중대’였다. 야당이 아니라 여당인 민정당의 들러리로 `여당과 한통속’이라는 말이었다. 전두환 군부독재 하에서 진정한 야당은 신민당뿐이란 주장이었던 것이다. 그게 먹혀들어 선거결과는 득표율 29.3%, 67석을 얻어 35석에 그친 민한당을 제치고 제1야당이 된 것이다.
 `2중대’란 용어가 추억처럼 다시 나돈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엊그제 여당 탈당파를 두고 `한나라당의 2중대’라고 말했다. 22년 전의 `민한당은 여당 2중대’에서 끌어온 말이다. `2중대는 패망했다’는 역사를 말한 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독재시절 관제야당을 두고 여당의 제2중대라고 공격했던 것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제 살길 찾아 침몰하는 타이타닉에서 뛰어내리듯 도망친 `여당의원’들을 그렇게 부르는 건 어딘지 모르게 죄없는 `2중대’에 대한 모독같이 들린다.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있는 수많은 진짜 `2중대’들이 들고일어나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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