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포스코에 포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 손석호기자
`언제까지 포스코에 포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 손석호기자
  • 승인 201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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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포럼`테라 노바-포항’의 미래 제시

▲ AP포럼 미국방문단이 시애틀 무역진흥협회를 방문해 도시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포스텍 제공
[경북도민일보 = 손석호기자] 1968년 4월 1일 포항제철소 설립 당시 포항은 인구 7만 여명, 재정 3억 2000만원의 작은 도시에 불과했다. 그랬던 포항이 45년 만에 인구 53만명, 재정 1조 337억원의 국제적 철강도시로 탈바꿈했다. 포스코가 2011년 포항시에 납부한 지방세만 58억원으로 전체 지방세액의 21%를 차지한다. 포항시에 포스코는 거의 절대적 존재다.
 포스코는 포항에 제철소 이상이다. 포항 전체가 포스코에 의해, 포스코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테크노파크, 환호해맞이공원, 포스코점등거리, 형산강 산책로, 청송대 둘레길, 포항국제불빛축제, 효자아트홀, 프로축구단 등 포항의 인프라가 거의 포스코 브랜드다.
 무형의 포스코 인프라는 더 소중하다. 포항제철소는 부서별로 포항시내 70여 상권을 분담해 전통시장 회식을 정례화했다. 매년 1억원에 달하는 사내 포상금과 격려금은 전액 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해 전통시장에서 소비하도록 해왔다. 포스코 방문 기념품이 아예 미역, 다시마, 오징어, 멸치 등 전통시장 출신이다. 소외계층을 돌보는 사업은 일일이 헤아리기조차 번거롭다. 포스코는 포항 그 자체다.
 이렇다 보니 포스코가 기침하면 포항 전체가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처럼 철강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포스코의 긴축은 곧 포항의 허리띠 졸라매기로 이어진다. 특히 포스코가 계열사를 70개까지 무리하게 늘림으로써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고, 결국 계열사를 45개로 줄이면서 구조조정의 유탄을 포항이 고스란히 맞아야 했다. 부실 계열사 정리와 현금확보를 위해서는 긴축이 유일한 해법이었던 것이다. 포스코가 2000년부터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을 분리해 독립기업(자회사 및 손자회사)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대부분 포항이 아닌 외지에 본사를 두고 활동함으로써 포항은 그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나마 포항에 본사를 둔 계열사 역시 이익창출보다 공동체에 봉사하는 사회적 기업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세계철강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올 2분기 15조 6939조원의 매출에 903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지만 이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4000억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더구나 포스코 실적 부진은 구조적 성격이 강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세계 철강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중국 제철소와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국제적 신용평사회사인 무디스는 작년 10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Baa1’로 한 단계 강등하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반면 포스코는 같은 기간 철강 이외의 무역과 E&C, 에너지 등 비철강 부문에서 35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포스코부터가 `탈(脫) 철강’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포항의 미래도 이와 다르지 않다. 포스코 의존도를 줄여 포항만의 복합브랜드를 창출해내야한다는 점이다. 언제까지 포스코에 포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얘기다.
 AP포럼은 “지난 40년 포스코 및 철강관련 사업을 기반으로 눈부신 발전을 해온 포항이 언제 강타할지 모를 `퍼펙트 스톰’(perpect storm)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적으로 옳은 지적이다. 포항은 포스코를 뛰어 넘음으로써 `테라노바-포항’에 다가갈 수 있다. 포항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포스코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 첨단복합 클러스터로 발돋음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AP포럼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부터 하라. 그 다음 할 수 있는 것을 하라. 그러면 처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아씨시의 성 프랜치스코 말을 소개하는 것으로 `테라 노바-포항’의 미래를 제시했다. “늦다고 여길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처럼 포항은 지금부터 `탈(脫) 포스코’-`초(超)포스코’를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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