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부(大丈夫)의 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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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大丈夫)의 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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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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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애살수장부아(縣崖撒手丈夫兒/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로다)”. `5·31 지방선거’ 참패로 사퇴한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이 자신의 심경을 밝히면서 인용한 글이다. 원래 중국 송나라 야부도천(冶父道川) 선사의 `대장부(大丈夫)’라는 선시(禪詩)중 한 구절이다.
 진리나 도(道)가 좋다고 해서 그것에 집착하는 것은 마치 벼랑 끝의 나뭇가지를 붙잡고 매달려 있는 것과 같으므로 매달린 손마저 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장부란 다 자란 건강한 남자,대장부는 `남자 중의 남자’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장부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됨이 성숙해야 함은 물론,남에게 베푸는 아량이 넓고 담력도 뛰어나야 한다. 그래서 성현 맹자(孟子)는 `천하의 올바른 자리에 서고,천하의 큰 뜻을 실천하며…, 부귀도 그의 마음을 혼란시키지 못하고, 빈천도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하지 못하며,무서운 무력도 그를 굴복시키지 못할때 대장부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송나라 때 쓰인 `경행록’에는 “대장부는 남을 용서할 수 있지만 남에게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훈계한다. `채근담’에도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않고,속이고 숨기지 않으며,실패한 경우에도 자포자기하지 않는 사람이 진정한 대장부”라고 했다.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다 없애고(白頭山石磨刀盡)/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다 없애리(頭滿江水飮馬無)/남아 이십에 나라를 편안하게 못하면(男兒二十未平國)/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불러주랴. 조선조 남이(南怡) 장군의 시에도 대장부의 기개가 넘쳐난다.
 하지만 요즘은 진정한 대장부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인생의 성공은 부와 권력을 쥐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졸장부(拙丈夫)가 더많은 것은 아닌지 헷갈릴 때가 많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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