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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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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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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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史記)에 좌천(左遷)이란 말이 나온다.`왕이 홀로 떨어져 거처함’을 뜻한 말이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그 뜻이 변질됐음인가. 국어사전엔 사뭇 달라진 뜻풀이가 실려 있다. `벼슬자리가 못한 데로 떨어짐”. 이 나마도 격식을 갖춘 것이다. 흔히 통용되는 말은 훨씬 따갑고 아프기까지 하다. “그 치? 요새 물먹고 집에서 애봐.”
 요즘 공무원 사회가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이른바 공무원들의 `철밥통 깨기 인사(人事)’의 약발이 먹히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 진원지는 울산시다. “시장인 내가 사무실에 나타나도 컴퓨터 게임을 멈추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아니라도 이런 `농뗑이’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도 충격을 받지않을 단체장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해서 시작된 철밥통깨기 인사가 전국 지자체로 번져 나가고 있다.울산시청에서 관련 자료를 받아간 지자체가 40곳이 넘는다는 이야기다. 서울시가 이 제도를 베끼더니 대구시에도 서릿발 같은 인사바람이 불었다. 승진·전보 인사 대상 5급 66명 가운데 7명이 자리를 뺏기고 현장업무로 내몰렸다. 말이 좋아 현장업무이지 `5급의 체통’엔 맞지 않는 감투다. 이들에겐 `무능 공무원’ `일 안하는 공무원’이란 딱지까지 붙었다.  현정부는 작은 정부는 분명 아니다. 그동안 늘어난 공무원만도 4만8500명에서 1명이 모자랄 뿐이다.경북도만 하더라도 순증규모는 2528명이나 된다. 공무원이 늘어나는 동안 인구는 되레 5만7692명이나 줄었다. 납득 못할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그래서 파킨슨의 법칙이란 게 설득력을 갖는다. 업무량에 상관없이 공무원수는 늘어난다는 것이 그 뼈대다.
 제 할일을 빼앗기고 밀려난 당사자들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다행이다.명예를 되찾고 `별 볼일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일이 없도록 공무원 사회가 확 달라진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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