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치니까 억!하고 쓰러지더라”고 했던가. 어느 경찰간부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한 말이어서 한때 화제거리가 됐던 일이 있다. 이때의 `억!’은 물론 비명소리 이지만 언뜻 들으면 마치 돈을 말하는 것같이만 들린다.
도내 봉화군에 `억’소리 나는 과태료 사태가 예고 되고 있어 전국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군수 선거에 나선 어느 후보 진영이 주민 100여명에게 2000만원 상당 금품을 뿌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때문이다.`50배 과태료 폭탄’을 맞게 되면 도합 10억원을 물어야 한다.다른 출마자에게서 20만원 돈봉투를 받은 어느 주민은 과태료 1000만원 때문에 걱정이 태산같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잖아도 살기 빠듯한 경북 도내 시골이 전국에서 가장 단위가 큰 돈선거를 치렀다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돼버렸다. 이 후보, 저 후보가 앞다퉈 돈을 지른 모양이니 한 집 건너 과태료, 두 집 건너 과태료 한숨이 끊이질 않게 생겼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돈봉투 주고 받으면 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설마’만 믿었을까.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꼭 그 꼴이 되고 말았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아아, 돈,돈! 이 돈때문에 얼마나 많은 슬픈 일이 이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차라리 침발라 가며 앞으로 세고,뒤로 세고,거꾸로 들고 세는 푼돈이야말로 신성한 땀의 대가가 아니겠나.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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