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톡 톡… 떨어지는 봄을 마시세요
  • 경북도민일보
톡 톡 톡… 떨어지는 봄을 마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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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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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보약’ 고로쇠를 찾아서
 
 
청정지역 포항 죽장 고로쇠 수액  
일교차 커`진국’…미네랄 성분 풍부
경칩 전후 2월말~3월 채취 가능
 
 
 수액 작목반 회원들이 고로쇠 수액 채취를 하며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다.
 
 
 
 
 
 겨우내 안녕하셨습니까. 마침내 봄이 돌아왔습니다.
 살분거리는 바람, 녹녹해진 흙 내음. 역시 계절의 여왕입니다.
 제가 사는 곳도 머지않아 꽃 천지로 변하겠군요.
 제가 누구냐구요? 저는 요즘 한껏 물이 오른 나무입니다.
 `신비의 약수’, `산중보약’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죠.
 이제 눈치채셨나요? 네, 저는 봄의 길목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고로쇠’입니다.
 서식지는 경북 포항, 그곳에서도 최고 청정지역인 죽장 면봉산.
 제 자랑 같지만 대한민국에서도 `죽장 고로쇠’하면 으뜸으로 치더군요.
 제 철 만난 요즘, 제 주가가 왕창 뛰었습니다.
 바야흐로 `잘먹고 잘살자’는 웰빙 시대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제 물 맛 구경은 춘삼월이면 끝이구요.
 자~온몸으로 봄을 느끼고 싶다구요?
 산 기운 흠뻑 빨아들인 제 물 맛 한번 보지 않으시렵니까?
 이번 주말에는 `죽장 고로쇠 축제’도 성대히 열린답니다. 달짝지근한 수액 한잔에 우중충한 겨울 기분을 한방에 씻어내자구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 고로쇠가 제 철을 만났다. 완연한 봄의 길목에서 마시는 고로쇠 수액 한잔이 그리운 때가 돌아온 것이다.
 해발 1000m에 달하는 포항 죽장 면봉산 줄기.
 이곳 고로쇠나무 군락지에는 요즘 수액 채취가 한창이다.
 가파른 산 기슭에 자리잡은 1만5000여 그루의 고로쇠가 싱그러운 펌프질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름드리 고로쇠나무에 손가락 만한 구멍을 내자 금새 맑은 수액이 줄줄 흘러나온다.
 농민 천이나(55·죽장면 상사리)씨는 “이는 밤, 낮 기온차에 따른 줄기 안 압력변화로 수액이 팽창하면서 밖으로 밀려나오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고로쇠나무가 바람이 잦아들고 온도차가 큰 계절인 봄에 수액을 쏟아내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
 특히 일교차가 큰 죽장지역은 수액 농도가 `진국’이기로 유명하다.
 낙숫물 지듯 방울방울 떨어지는 수액은 한 나무에서 두되~다섯되쯤 모인다.
 이쯤해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왜 고로쇠나무인가?
 봄이면 으레 다른 나무에서도 수액이 생성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우선 나무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고로쇠’는 뼈에 이롭다는 뜻의 한자어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했다. 오랜 시간동안 대표적인 웰빙, 건강 나무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과학적으로도 고로쇠 수액은 철분과 망간 등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혜의 건강식품이자 자연이 준 생명수인인 만큼 효능 또한 뛰어난 것은 당연지사.
 포항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고로쇠 수액은 골다공증, 신경통, 위장병, 성인병 치료 및 예방과 피부미용에까지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잎은 지혈제로, 뿌리와 뿌리껍질은 관절통과 골절 치료에 쓴다. 그야말로 만병통치약 수준이다. 더불어 수액 맛 또한 봄바람처럼 은은한 듯 달달하니 금상첨화.
 그러나 이 신비의 약수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고로쇠 수액은 해마다 봄 경칩 전후인 2월말~3월까지만 채취가 가능하다.
 또한 청정지역 일대 해발 400m 이상의 고산지에서만 자라는 `귀하신 몸’이라는 것. 이 때문에 고로쇠 수액을 찾는 손길은 이맘때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봄이 빨리 시작되면서 농민들 일손이 더 없이 바빠졌다.
 30년째 고로쇠 채취를 하고 있는 농민 송광익(65·죽장면 두마리)씨는 “예년 같으면 2월 중순이 넘어야 수액 채취가 시작되지만 올해는 작업이 열흘 가량 앞당겨진데다 주문까지 쇄도해 분주하다”고 했다.
 고로쇠 수액이 농한기 주민들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
 흔한 나무뿌리 물 정도로만 생가하면 큰 오산이다.
 지난달 말부터 시판되고 있는 죽장 고로쇠 수액은 18ℓ 한 통에 4만5000원 정도. 일반 생수보다 5배 이상 가격이 비싸다. 그래도 “없어서 못 파는”는 약수다.
 박근호(56)죽장고로쇠축제추진위원장은 “두마리, 가사리, 상사리 등 8개 마을 50여 농가에서 직접 채취해 신선하게 보관·판매하고 있다”며 “올해도 비슷한 양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죽장 주민들은 지난해 모두 19만ℓ수확해 3억8000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렸다.
 더불어 죽장 주민들은 고로쇠 대중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주말인 10일에는 `죽장 고로쇠 축제’가 열려 지역 특산물을 전국에 알린다.
 죽장중·고교에서 열리는 이날 축제는 노래자랑, 민속놀이 체험, 고로쇠 시음회와 판매장, 특산품 장터 등으로 축제 분위기를 돋군다.
 축제추진위측은 “청정지역인 죽장이야말로 고로쇠 최고 명산지다”면서 “오는 주말에는 산중 보약 수액도 먹고 흥겨운 축제도 즐길 수 있는 죽장 고로쇠 축제에 오라”며 많은 참여를 기대했다.   글/이지혜·사진/임성일기자
 
 
 
고로쇠 주문·먹는 법
 
 
  죽장고로쇠축제추진위원회는 죽장 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고로쇠 수액을 택배로 보내준다. 택배비를 포함한 가격은 18ℓ(1통) 4만8000원, 9ℓ 2만6000원 등이다. (054)243-3001
 고로쇠 수액은 마시는 방법이 독특하다.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선 하루에 수액 한말(18ℓ)씩을 일주일간 마셔야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액 쓰임 또한 다양하다. 물처럼 마시는 음료에서부터 여러 약재와 함께 달여 마시는 탕약과 술을 담그거나 식혜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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