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학과 실존철학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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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문학과 실존철학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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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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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실존… 신옥희 지음 l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l 362쪽 l 2만2000원

 

 신간 `문학과 실존’은 신옥희 이화여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20년 넘게 가르쳤던 `문학철학’ 수업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신 교수는 문학에는 철학을 알게 하는 어떤 것이 들어 있다며 문학철학은 문학작품을 매개로 철학사상을 이해하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철학이 어렵게 주장하는 진리는 문학 작품 속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표현돼 있고, 문학은 철학이론에서 빠져버린 경험의 구체적 내용도 담고 있다. 이론적 학문인 철학과 예술의 한 장르인 문학이 만나 서로를 이해시키는 작업이 바로 문학철학인 셈이다.
 책은 실존철학의 관점에서 문학 작품 속 주인공들을 만난다. 그리고 이들이 겪는 내면적 고통으로부터 삶의 메시지를 읽어낸다.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카뮈, 버지니아 울프 등 현대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키에르케고르, 칸트, 니체, 하이데거 등 실존철학가의 사상을 발견하는 작업은 흥미롭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톨스토이 `부활’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랑은 인간을 타락과 죄악에서 구원하고, 자유와 행복의 실현을 가져온다는 낙관적 이념은 기독교 신앙의 정신성으로부터 비롯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인간은 인생의 의미와 목표를 보장해주는 신의 존재를 확신할 수 없게 되고 허무와 부조리를 경험한다. 이 같이 고독과 불안에 시달리는 인간의 모습은 사르트르의 `구토’, 카뮈의 `페스트’, 카프카의 `선고’에서 드러난다. 또 가부장적 전통과 관습 때문에 삶이 병들고 내면적 의식세계가 위축되는 여성들의 자화상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위기의 여자’,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여성 억압적 현실의 묘사에만 그치지 않고 여성들의각성과 결속을 강조한다.
 문학철학의 작업은 단순히 주인공의 삶을 감상하고, 동정하고, 공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그의 삶의 의미와 타당성을 이성적으로 음미하고, 따지고, 가차없이 비판대에 세운 뒤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 이런 작업 속에 문학도 즐기고 철학 공부도 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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