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퍼즐 - 폴 로빈스·존 힌츠·세라 무어 지음, 권상철·박경환 옮김 l 한울아카데미 l 419쪽 l 4만9500원
조선시대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은 `희대의 사기꾼’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원래 모두의 것이었던’ 물은 시대가 바뀌면서 어느새 `천연 암반수’, `빙하수’ 등의 탈을 쓰고 상품으로 둔갑했다.
지난 20여년간 전세계적으로 생수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남미 등지에서는 거대 자본이 한정된 수자원을 확보한 뒤 물을 팔아 돈을 벌고 있고, 선진국 등에선 생수가 `건강한 선택’이라고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생수 소비의 증가는 빈부를 막론한다. 그렇다고 해서 생수가 이들 모두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음용수를 공급하는 방식일까. 생수는 수돗물보다 안전할까.
흔히 환경 파괴를 생각하면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살 곳을 잃는 북극곰 등의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폴 로빈스 미국 위스콘신대 넬슨환경연구소장 등이 낸 신간 `환경 퍼즐’은 이처럼 가까운 곳에 있어 관심을 두지 못했던(혹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들에 눈을 돌린다.
이를테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프렌치프라이의 대부분은 19세기 루터 버뱅크가 개발한 품종인 적갈색 버뱅크 감자로 만들어진다. 이는 전세계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 사람 대다수가 패스트푸드점에 납품할 목적으로 오직 적갈색 버뱅크 감자만 재배한다는 의미다. 19세기 중엽 감자를 주식으로 먹던 아일랜드에서 감자 마름병으로 100만명이 굶어 죽은 사건을 떠올린다면 이런 `종의 단순화’는 결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
책은 이처럼 환경 파괴에 대한 막연한 감상과 환경 보호에 대한 낭만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냉정하게 환경과 인류, 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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