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눈에 비친 현대 사회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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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눈에 비친 현대 사회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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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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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사회학 - 김광기 지음 l 글항아리 l 488쪽 l 2만2000원

 


 `이방인’이라는 개념은 그동안 수많은 지식인의 화두였다. 소설 `이방인’을 쓴 알베르 카뮈는 말할 것도 없고 게오르그 짐멜, 지그문트 바우만, 어빙 고프만, 알프레드 슈츠 등 여러 사회학자가 `주변인’ `경계인’ `사회적 타자’ 등 주제를 통해 이방인이라는 존재를 파고들었다.
 철학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마르틴 하이데거, 엠마누엘 레비나스, 자크 데리다 등 철학자들도 세계와 인간, 삶을 사유하는 가운데 이방인이라는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내내 놓지 않았다.
 문자 그대로의 이방인은 자신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의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외부인’이자 `관찰자’ 정도의 의미가 되겠다. 이방인은 그 공동체의 내밀한 사정까지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공동체 일원들이 당연히 받아들이는 이념이나 관행 등이 실은 전혀 보편적이지 않음을 드러내는 능력을 지녔다.
 김광기 경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는 신간 `이방인의 사회학’(글항아리)에서 이방인에 대한 과거 지식인들의 문제의식을 이어가면서 이방인을 현대인과 인간 일반의 정체성에까지 이으려 시도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암묵적 가정’들로 이뤄진 `팀 공모’의 사회라는 고프만의 주장을 논의로 끌어온다. 어떤 팀에든 존재하는 비밀, 즉 암묵적 가정을 드러내려 한다면 그 사회는 붕괴할 수도 있다. 따라서 팀에는 기존 구성원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가정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방인의 눈에는 이런 암묵적 가정이 훤히 보인다. 따라서 이방인은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지는 못하지만, 무대의 한가운데서 거들먹거리는 이들이 대단하다고 여기는 것들의 허구성을 날카롭게 간파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방인이 끝내 극복할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고 본다. 이방인은 토박이들의 문화 유형을 부분적으로만 경험할 뿐이며, 나름대로 `번역’을 거쳐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만 완벽한 등가물로 번역할 수는 없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이방인의 이런 특성을 현대인에게로 끌어온다. 그는 어디로든 이동이 가능하고 다원화한 사회에 사는 현대인이 역설적으로 그만큼 사회의 구체성을 경험하기 어려워진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방인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코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태도”를 지닌 일상인들에 대해 근원적이고 급진적인 사유 태도와 회의를 보여주는 이들이 이방인이어서라는 이유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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