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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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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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秦)나라 사람이 마른 게 한 마리를 구해 집에 두었다. 게를 본 적이 없는 궐내(闕內) 사람들은 누구나 이를 보기만 하면 괴물이라 하고 모두 꺼렸다. 그리하여 학질에 걸리면 서로 그 게를 빌려다가 문 앞에 걸어두었는데 간혹 낫는 경우도 있었다. 사람만이 아니라 역신(疫神)도 게를 몰랐던 것이다. 귀신도 무지하면 게마저 두렵다는 뜻 `귀경어해(鬼驚於蟹)’의 고사다. 게맛도 모르는 귀신이라니, 한심하다고나 할까.
 우리나라에는 150여 종의 민물? 바닷게가 서식한다. 당연히 게를 모르고 자란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동해안의 특산물 `대게’를 보지도 먹지도 못한 사람은 많았다.
 교통이 지금처럼 사통팔달하여 나라 안의 산물이 어디든 당일로 유통되던 시대가 미처 열리지 않았을 때엔 그랬다.
 하지만 곰발바닥요리에다 모기눈알 요리를 먹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오늘날의 한국인들이다. 내륙사람일지라도 `영덕게’ 한 마리 안 먹어봤을 것이며, 근년 들어 `울진게도 있다’는 걸 모르는 이 있겠는가. 또 동해안 대게 절반 이상이 구룡포항을 통해서 유통된다는, 그래서 `구룡포가 진짜 대게항’이라는 지역사람들의 억울해하는 하소연 한 두 번 안 들어본 사람 있으랴.
 맛이 좋아 귀하신 몸, 게가 지금 경북동해안에 지천이다. 게잡이 제철을 맞아 지난 6~8일 `울진대게축제’가 열리더니, 오늘부터 모레까지 주말 사흘간 `영덕대게축제’가 강구항 일원에서 펼쳐진다. 대게를 지역브랜드로 삼아 관광객을 모으고 판매고도 올리는 건 좋은 일이다. 세 곳의 축제를 하나로 통합하여 개최하되 지역별로 특색 있는 행사를 나누어 펼친다면 관광객과 소득증대 상승효과가 있지 않을까. 지혜를 모아볼 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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