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영화 ‘국제시장’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6·25 당시 중공군의 침략을 피해 자유를 찾아 남으로 탈출한 ‘흥남철수’가 모티브다. 그 흥남철수 이후 피난민이던 월남(越南) 실향민, 그리고 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전쟁의 잿더미에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일으켰는지, 그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희생(犧牲)이 얼마나 눈물겨웠는지, 그리고 그들이 흘린 피와 땀은 또 얼마나 고귀한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픽션’이 아니라 다큐멘터리다.
작년 12월 17일 개봉한 ‘국제시장’은 유료관객 ‘1000만명’에 접근하고 있다. 과거를 회상하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대 청년들이 관객의 40% 정도를 차지한다는 게 특징이다. 어르신들이 눈물흘리는 모습은 그렇다 쳐도 젊은층이 코를 훌쩍이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동안 몰랐고, 외면했던 부모 세대의 고생과 희생이 젊은 세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는 얘기다. 싸구려 조폭, 저질 코미디-포르노 영화가 판치는 영화판에 모처럼 신선한 공기, 건설적인 작풍(作風)이 불어온 것이다. 특히 ‘동막골’, ‘화려한 휴가’, ‘광해’, ‘변호인’같은 정치성 짙은, 이념적으로 왜곡된 필름이 넘치는 영화판의 자정(自淨)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걸게 된다.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현대사의 심각한 주제인 전쟁과 산업화를 웃음과 눈물을 교차시키며 감동을 이끌어 냈다. 흥남철수작전, 파독광부-간호사, 월남전 파병, 이산가족 상봉 등 지금의 풍요(豊饒)가 너무 겨워 잊고 살았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사가 고스란히 온몸으로 전해졌다. 우리가 지금 어떻게 잘 살수 있게 됐는지,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강국으로 어떻게 존경받게 됐는지 ‘국제시장’을 보면 답이 나온다.
웃기는 것은 소위 진보좌파들이 ‘국제시장’에 쌍심지를 켜고 물어 뜯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성공이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60대 이상의 어르신의 공(功)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꼴통 보수’, ‘꼰대’에 불과한 늙은이들이 먹지도, 쓰지도, 입지도 않고 고생한 결과가 세계 12위의 경제강국, 세계 9위의 무역대국 대한민국을 건설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일종의 ‘소시어패스’들이다.
영화평론가 허지웅씨는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 세대의 희생을 강조하는 ‘국제시장’의 등장은 반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국제시장’을 보면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라며 “정말 토(吐)가 나온다”고 악담을 퍼부었다. 그러자 최고 깐죽꾼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그럭저럭 얼추 골을 갖춘 신파로 감독은 썰렁한 개그와 싸구려 신파로 재포장해 내놓는 길을 택했다”고 폄하했다. 두 사람은 ‘국제시장’을 보려고 극장으로 향하는 20~30대와, 그들이 영화를 보고 눈물흘리는 모습을 보고 반성해야 한다.
국제시장을 감독한 윤제균 감독은 “영화는 가난한 시대 속에서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 세대에 대한 헌사(獻辭)다. 개인적으로는 내 아버지에게 바치는 영화다. 대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평생 가족과 일만 생각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감사 인사도 못 드린 게 평생 한이 됐다. 이 영화를 통해 ‘아버지 고맙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게 진정한 예술가의 얼굴이다.
헌법재판소에 의해 ‘종북’ 통합진보당이 해산됐다. ‘종북 콘서트’의 신은미, 황선은 곧 사법처리될 예정이다. ‘국제시장’에 앞서 애국-호국 영화 ‘명량’이 국민의 호응 속에 크게 성공했다. 반면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우리 책임으로 조작한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와 세월호 참사에 끼어들어 유족들의 분노를 산 ‘다이빙 벨’주제의 영화가 실패했다. 이제 대한민국이 제대로 굴러가는 것 같다. 영화 ‘국제시장’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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