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렐라이 언덕과 魚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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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렐라이 언덕과 魚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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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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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
[경북도민일보]   ‘로렐라이 언덕’하면 떠오르는 것은 괴테와 더불어 ‘독일의 국민 시인’이라 일컫는 하이네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요정의 바위’라는 의미로 독일을 상징하는 라인강 근교의 장크트고아르스하우젠 오른쪽 기슭에 솟아 있는 커다란 바위이다.
 라인강을 항해하는 뱃사람들이 금발의 긴 머리를 한 소녀가 기타를 치는 아름다운 모습과 목소리에 도취돼 넋을 잃고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배가 물결에 휩쓸려서 암초에 부딪쳐 난파한다는 줄거리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렇듯 로렐라이는 명작의 고향으로도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이프하임이라는 세계 최대의 어도 시설물이 로렐라이 언덕 근교에 건설돼 물고기 보존의 세계적인 명소로 방문객들에게 각광 받고 있다.
 어도(魚道)는 하천을 가로질러 보나 댐 건설시 물고기 및 수생생물의 이동을 불가능하므로 그 이동 목적을 달성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수로, 즉 물고기 등 수생생물들이 산란기에도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물이 유지되는 통로형식의 시설로 어도건설은 법적으로 의무화 돼 있는 강제 조항이다.
 현재 국내에는 3만4012개의 보에 15%에 불과한 5300여개의 어도가 건설돼 있지만 그 기능이 98% 이상 상실된 어도로 생태계 복원이 목적인데도 생태계를 전멸시키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최근 경북 울진군 척산천에 준공된 다기능 어도 시스템은 가뭄, 갈수기 등 어떠한 악조건 속에도 어도기능이 완벽해 생태복원에 기여할 수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어도 출현의 응용생태공학회 소식에서 안도할 수 있어 다행이다.
 OECD 국가이면서 보, 댐 등에 제대로 된 어도 하나 건설하지 못해 물고기, 수생식물 등의 생태계가 현저하게 파괴되고 유린되고 있음에도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아직도 생태계 파괴의 후폭풍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은 글로벌 시대의 책임 부재라는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닌가!
 선진국들의 어도는 장수국가의 르네상스!
 필자는 생태계 보존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영국의 피처로크리의 댐과 세계 최대 규모의 독일의 이프하임 어도를 탐방,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가 가미된 과학 장치를 보면서 생태계 보존을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에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독일,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우선, 복지 국가이고 장수 국가이다. 또한 어도 시설물의 규모가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선진국들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어찌 어도 건설에 큰 예산 투자의 목적을 간파해야 할 시점이다. 선진국들의 국가 사랑의 시작은 생태계의 보존에서 시작되며 독일, 프랑스의 어도들은 개인당 3유로 이상의 입장료는 기본이다.
 이같은 어도시설물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체험의 산 교육장으로서 호기심은 곧 노벨상을 자연스럽게 독식하는 기회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생태계의 기본 요소인 물고기나 양서류 및 갑각류들이 병균의 원소라 할 수 있는 바이러스 등을 인간을 대신해서 먹고 견디어 줌으로서 인간들에게 희귀병으로부터 안정화 도모라는 지식을 우리들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형산강의 어도 건설을 누가 막고 있는가!
 국내에는 아직도 어도블록사의 교묘한 로비로 인해 마치 원전 마피아처럼 그들의 리그에서 업체와 합법과 관행을 가장하여 소위 보험 형태의 수의계약으로 기관장도 모르게 30년, 50년 동안 지록위마(指鹿爲馬)하면서 갈수기 때 어도 기능이 불능인 엉터리 어도 블록을 결재하면서 쌈짓돈 챙기듯 국세를 꿀꺽하는 발주기관의 수퍼 갑들이 버젓이 건재하고 있다니! 어머니의 심정으로 사력을 다해 기진맥진한 체 물고기들이 한 단계 이동해봤자 조류들의 뷔페 식단의 훌륭한 먹이로 일생이 마감된다.
 엄마의 하천 즉, 모천이 그리워서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성장하여 5~7년 만에 2만5000km를 헤엄쳐 고향인 동해 영일만을 거쳐 산란을 위해 형산강으로 돌아오는 연어 등 50여종의 회귀성 물고기들은 바다에서 첫 번째 보인 유광보 때문에 더 이상 회귀하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는데도 어도 건설을 나 몰라라 뒷짐 지는 관련 지자체는 어떤 나라 사람들인가요? 공익에 투철한 이 땅의 애국자들은 어디에 있나요? 깨어나라 형산강아! 무지를 깨우쳤을 때가 가장 빠른 자각 시기라는 평범한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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