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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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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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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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준 한동대 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 교수
[경북도민일보]  네덜란드는 우리나라 경상북도 만한 크기로 매우 작은 나라이며 부존자원이 전혀 없고 국토의 절반이 바다보다 낮은 지형에 기후도 열악하지만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하여 예로부터 강대국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린 나라이다.
 중국 CCTV에서 ‘대국굴기’라는 제목으로 강대국들을 시리즈로 소개하는 방송을 할 때에도 스페인/포르투갈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되었으며 한국의 EBS에서도 ‘강대국의 조건’ 시리즈 다큐멘터리에서도 로마, 영국, 그리고 몽골 다음으로 다루어진 나라이다. 17세기에 네덜란드는 전 세계 무역을 200년간 지배하며 황금시대를 구가했다. 이 시대의 네덜란드는 경제뿐만 아니라 과학, 예술 등 다방면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작은 나라가 이렇게 막강한 위치에 오를 수 있었을까?
 먼저 16세기 이전까지 네덜란드는 독립 국가가 아니었다. 당시 가톨릭을 앞세운 스페인 필립 2세의 전제정치에 맞서 침묵의 윌리암(William of the Silent 원래 이름은 William of Orange·1533~1584)공의 리더십 하에 80년간 독립 전쟁(1568~1648)을 치렀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절대 열세였지만 게릴라적 전술에 의해 마침내 1648년 네덜란드는 베스트팔렌(Westfalen) 조약과 함께 1648년 독립을 맞게 되었으며, 독립한 네덜란드의 종교적 정체성은 칼빈주의적 개신교였다.
 하지만 당시 가톨릭 교회와는 달리 다른 모든 다른 사상과 종교에도 관용을 베풀어 유럽의 수많은 사상적, 종교적 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이들 중에는 유명한 철학자였던 스피노자(B. Spinoza)와 데까르트(R. Descartes)도 있다. 그 후 이 나라는 세계 역사상 최초로 왕정이 아닌 공화정을 국가 정치 체계로 세우게 된다.
 주변 나라들과는 완전히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도입한 것이다. 이러한 공화정은 국제 무역을 주도하던 국가 경제 시스템과 맛물려 세계 무역을 장악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나아가 연방공화국이 된 배후에는 당시 네덜란드의 개신교회인 개혁교회의 민주적인 장로정치가 정치계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화국이 성립되자 정치적 안정을 되찾은 네덜란드는 활발한 무역을 발판으로 강력한 해상 파워를 가진, 유럽 금융의 중심지로서 그 명성을 떨치며 해외 진출의 황금 시대를 열었다. 1602년에 주식회사인 연합동인도회사(VOC·Vereenigde Oost-Indische Compagnie, United East India Company 아래 사진)를 설립하여 세계 제일의 무역국으로 발전하였다.
 이 회사는 1609년에 런던 증시보다 100년 앞서 암스테르담에 최초로 설립된 증권 거래소(stock exchange) 및 이와 함께 유럽 재정의 센터로 설립된 암스테르담 은행을 통해 재원이 조달되어 막대한 부가 모이면서 독보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되었다.
 가령 네덜란드의 상선들이 먼저 장악한 곳은 발트해 무역이었다. 폴란드의 그단스크(Gdansk) 항구를 중심으로 많은 곡식 및 목재들을 수입하여 서유럽 각국으로 판매하였고 스웨덴과 덴마크가 30년간 전쟁을 할 때 어느 한 나라에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양 나라에 무기를 수출하여 막대한 이윤을 남겼다. 심지어 덴마크 왕은 당시 네덜란드에 진 빚을 다 갚을 수 없어 왕관으로 대신 갚아 그 왕관은 아직도 네덜란드에 보관되어 있다. 지금도 네덜란드는 국제 무역 분야에서 매우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이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있는 한국도 네덜란드의 이러한 실리적인 생존 전략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비교적 일찍 근대화하여 강국이 된 것도 나가사키 항구를 통해 이 네덜란드와 300년간 독점 무역을 하면서 ‘난학(蘭學)’이라는 이름으로 서양의 모든 학문과 문물을 일찍 수용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우리도 비록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있지만 네덜란드처럼 국제 무역의 활성화를 통해 보다 실리를 추구함으로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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