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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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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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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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래 수필가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 독도. 독도 하늘에 해가 뜬 후 5분쯤 지나면 육지인 울산의 간절곶에 해가 뜬다. 대한민국의 아침은 언제나 그렇게 시작된다. 오늘 아침에도 독도를 밝힌 햇살이 내 눈에 도착하면 독도와 나는 ‘간밤에 잘 잤느냐’며 안부를 주고받는다.
 지난 4월 6일로 기억한다.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였다는 뉴스가 한반도 전체를 뜨겁게 달구었다. 지난해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이어 내년부터는 일본의 모든 중학생들이 독도 영유권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일방적 주장을 배우게 되는 데 따른 우려이다. 그들의 연중행사가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구나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보는 사람도 더러는 있겠지만, 도발의 강도를 한 발씩 높여가고 있는 것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늘 그래왔듯이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대응이 뒤따랐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다시한번 독도를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국제사회에 영유권분쟁으로 끌고 가려는 일본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강격대응을 피하려는 우리 전략의 한계를 보면서 느끼는 답답함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점점 더 노골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현실 앞에서 과연 조용한 외교만이 능사란 말인가? 보다 강력한 대응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한편의 기대에 부응할 방법은 없을까?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는 생각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밖으로는 일본의 왜곡 실태를 분석하여 억지주장을 반박하는 우리의 논리를 확산시켜야 한다. 안으로는 각종 행사를 통해 독도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며, 독도수호 의지 강화를 위한 체험활동의 추진 등 전반적인 독도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안용복재단에서 독도재단으로 재단의 명칭을 변경한 (재)독도재단에서는 지난 주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독도영유권 국내외교육 및 홍보사업의 실효성 확산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지난 12월 영토주권 루트 답사 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발을 디뎠던 라운드테이블 위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 자리에서 2015년에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펼쳐갈 사업들이 소개되었고 위원들은 다양한 대응책들을 쏟아내었다. 특히 싱가폴, 북경, 상해에 찾아가는 해외한국학교 운영으로 2000여명에게 독도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한편 해외한국학교 교사를 초청하여 독도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며, 독도 홍보버스를 제작하여 전국의 박람회와 축제장을 찾아 ‘대한민국 독도’를 홍보하고 있음이 눈에 띄었다. 그 외에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기능의 강화가 필요하며, 독도홍보와 교육내용을 간략화, 표준화시켜 국민 누구나 쉽고 빠르게 독도 홍보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를 가리켜 너무 쉽게 망각하는 사람들이라 한 말이 생각난다. 다케시마의 날을 정하고, 초·중학생들에게 자기들의 고유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가르치려는 일본의 만행에 분을 삭이지 못했던 것이 엊그제인데 벌써 기억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언론이며 국민들도 한 사람이 자살하며 남긴 무슨 리스트 파문에 매몰되어 있는 오늘이다. 잠시 반짝하다가 금방 잊혀지고마는 독도에게 한없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독도에 간 것이 언제였던가. 울릉도 사동항을 떠난 배는 그날도 괭이갈매기의 요란한 호위를 받으며 200리 뱃길을 달려 나갔다. 푸른 물살을 가르며 내닫는 뱃머리에서 바람을 맞았다. 펄럭이는 태극기보다 내 심장이 더 크게 요동쳤다. 마음속으로 그토록 그려왔던 독도가 마침내 내 앞에 다가오고 있는 시간이다. 두 다리로 독도를 딛고 독도를 품에 안게 된다고 생각하니 어찌 심장이 떨리지 않을 수 있으랴.
 독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나도 모르게 “저 멀리 동해 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 / 조그만 얼굴로 바람 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보자 /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홀로 아리랑’이 흥얼거려졌다. 독도는 간밤 잘 잔 싱싱한 얼굴로 내 앞에 우뚝 솟아 있다. 독도야, 고맙다. 독도를 지키고 있는 괭이갈매기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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