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치밀한 전략으로 기회 활용해야
  • 연합뉴스
한·중 FTA, 치밀한 전략으로 기회 활용해야
  • 연합뉴스
  • 승인 2015.0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1일 정식 서명됐다. 예정됐던 일정이긴 하지만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올해 들어 성장동력인 수출마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우리 경제에는 그나마 오랜만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한·중 FTA로 우리의 경제영토는 세계 3위에 해당하는 정도로 넓어지게 됐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을 포함해 52개국과 FTA를 체결했는데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하면 전 세계의 약 73.45%에 이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에 대한 답신에서 “한중 FTA는 양국 기업과 국민에게 폭넓은 기회와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며 우리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시키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한중 관계는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한미 관계 못지않은수준으로 격상된 셈이다.
 국가 간 연결고리가 강해진다는 것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험에 노출된다는 의미도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GDP가 1조4000억달러인데 비해 중국의 GDP는 10조4000억달러로, 우리의 7배다. 중국이 매년 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 경제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컸는데 이제는 우리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보다도커졌다. 중국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우리 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5월 수출액이 작년보다 10.9% 줄어들었는데 중국의 경기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중국 수출액은 3.3%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0.5%)를 기록했는데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와 같이 내수시장이 작고 무역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에는 수출이 중요한 경제성장 동력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과의 경제적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처럼 보인다. 글로벌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인구 13억명의 중국과 지정학적으로,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 가깝다는 것은 우리 경제에 엄청난 기회이다.
 실제로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식음료,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는 그나마 ‘중국 특수’ 덕분에 형편이 낫다고 한다. 하지만 ‘공짜 점심’이 없듯 기회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성장의 자양분을 골고루 흡수하지 못한 채 중국 특수에 의존하다 보면 한순간에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위험으로부터 완전하게 방화벽을 칠 수는 없겠지만 대비책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어렵긴 하지만 우리 정부와 기업이 광활한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치밀하고 현명한 전략을 짜야 하는 이유이다. 중국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 상대인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이 중국과 FTA를 체결하기까지는 아직 좀 시간이 있다고 하니 한·중 FTA를 계기로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중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 전략을 다시 한번 세심하게 가다듬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