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암초 만난 경제, 신뢰회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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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암초 만난 경제, 신뢰회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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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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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경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라는 돌발 악재를 만났다. 미숙한 초동 대응으로 메르스가 순식간에 확산하면서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 속에서 미약하게나마 나타났던 경기 회복세가 사그라지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0%로 하향 조정하면서 구조개혁 성과, 기준금리 추가 인하, 세수 확보 등의 조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2%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번 메르스 사태로 3%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은 허술한 방역 시스템이 국제사회에 적나라하게 노출되면서 그동안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국가 브랜드가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코리아 프리미엄’이 타격을 받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부활하면 그로 말미암은 경제적 손실은 수치로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아시아를 휩쓸었던 2003년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에 비해 3%포인트 떨어졌고 홍콩은 4.1%에서 -0.9%로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번 메르스 확산으로 우리 경제도 당장 여행, 관광, 유통, 오락, 문화, 숙박 등의 분야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답답한 우리 경제에 숨통을 터줬던 ‘중국 특수’가 타격을 받을 조짐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패키지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직 그 숫자가 많지는 않다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는 한국이 여행대상국 고려 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도 있다.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최근 미약하게나마 개선 조짐을 보이던 내수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겨우 시작한 경기 선순환의 기류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정부가 메르스 방역에 온 힘을 기울이되 한편으로는 경제에 불어닥칠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당장 눈앞의 경제적 피해도 문제지만 정부에 대한 대내외적 신뢰 하락이 더욱 걱정이다. 첫 환자에 대한 관리 미숙으로 수십명의 2차 감염자가 발생했고, 감염 가능성이 컸던 한 남성은 아무런 제약도 없이 해외 출장을 갔다.
 후진적인 방역 관리 때문에 중동의 ‘풍토병’ 정도로 취급받던 메르스를 아시아에 확산시켰고 주변국까지위험에 빠뜨린 나라라는 국제적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메르스와 관련해 괴담이나 악성루머가 퍼진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이 정부의 조치와 발표를 불신한다는 뜻이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악화하면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기 어렵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메르스 확산 양태가 비정상적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국제기준을 뛰어넘는 강하고 철저한 방역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솔직하고 투명하게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중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히 협조하는 것은 국제적 의무이다.
 정부와 국민이 다시 한번 힘을 합쳐 이번 경험을 선진국 도약을 위한 쓴 약으로 삼으면 산업화와 민주화를 단기간에 이룬 아시아의 모범국가로서 위상, 그리고 국가경제 발전의 토대중 하나인 ‘코리아 프리미엄’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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