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고립 면하려면 ‘메르스 극복’ 믿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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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고립 면하려면 ‘메르스 극복’ 믿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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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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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한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메르스 발병국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등에 따르면 메르스 발병 건수는 환자 1026명이 나온 사우디가 압도적 1위이고 환자 76명인 아랍에미리트가 2위였으나 8일 기준으로 한국의 확진자 수가 87명으로 늘어나면서 순위가 바뀌게 된 것이다.
 중동 바깥에서 메르스가 가장 많이 퍼진 나라가 된 한국을 빗대어 인터넷에서는 메르스(MERS)에서 ‘중동’이란 뜻의 약어(Middle East·ME)를 떼고 한국 약어(KO)를 붙여 ‘코르스’(KORS)로 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돈다고 한다.
 메르스 확산 여파로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서울 고궁과 명동 일대는지난 주말 썰렁했다고 한다. 약 4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취소했거나 취소할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각종 국제교류 행사도 취소 또는 연기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자국민의 한국방문을 자제토록 권고했다고 한다.
 한국인의 해외여행도 어려워졌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은 한국발 항공기를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체온 검사 등 별도의 까다로운 입국 수속을 밟도록 하고 있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는 한국 의료기관과 접촉한 호흡기 질환자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를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화권 국가들은 한국 유학생의 고국 방문시 사전 신고토록 하는 등 장기거주 유학생이나 주재원까지도 감시대상에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각국 공항에서 한국 여권을 낼 때 눈치를 보게 될 정도라고 하니 국제사회의 한국 메르스 우려가 심각한 수준임이 틀림없다.
 정부가 오늘 주한 외교단 초청 메르스 설명회를 갖고, 현재의 전파 상황과 방역당국의 대응조치 등을 설명하는 것도 국제사회의 과도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설명회를 연다고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떨쳐내기는 어렵다. 만약 작금의 메르스 확산 추세가 금주 내에 잡히지 않고 계속 확산하면, 특히 ‘병원 내 감염’이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최악의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국제사회의 한국 공포증은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외국인들의 입국과 한국인의 출국이 사실상 차단되는 공항·국경 통제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경제적 손실은 천문학적일 것이며, 한국의 국가 신인도 타격은 금액으로 계산하기조차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메르스를 조속히 진화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메르스 확산에도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대처 능력과 한국민의 수준이라면 조기에 이 위기를 능히 감당하고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신호를 국제사회에 주는 것이다.
 9일부터 한국 정부와 공동으로 조사를 벌이게 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마거릿 챈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우 강력한 과학적 지식과 연구능력을 갖추고 있어 바람직한 공중보건 조치 등이 병행되면 메르스 확산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했다.
 그러나 세계적 과학지 사이언스는 “(한국 정부의) 형편없는 감염통제가 메르스 확산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지금 우리 정부와 사회의 대처는 국제사회에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 돌아보고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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