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효약 세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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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효약 세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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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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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식품이 특정 질환에 효험이 있다 치자. 그러면 그것은 먹을거리인가,아니면 약인가?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건강보조식품이라면 이 구분은 더욱 알쏭달쏭해진다. 보기에 따라서 먹을거리와 보약 사이를 오가며 헷갈리게 하는 탓이다.술을 멀리해야 할 사람이 술을 담가놓고 “약으로 마신다”며 반주로 곁들인다면 이 잣대 또한 흔들리게 마련이다.
 중국 임어당(林語堂)의 글에서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몸에 좋은 것은 약이기도 하고 음식이기도 하다”는 것이다.그래서 중국사람들은 음식물과 약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했다. 연암 박지원의 민옹전(閔翁傳) 에서도 같은 시각을 찾을 수 있다.“불사약 치고는 밥만한 게 전혀 없음을 알게 됐다”는 약골의 증언이다.복령, 인삼, 구기. 이 세 가지를 불사약으로 알고 먹었어도 음식을 못먹어 미구에 죽게된 사람이 하루 세끼밥으로 살아났다는 것이다.처방전을 준 사람은 의사도 아닌 이웃 할미라고 했다.
 “이목과 견문이 때로는 내 원수이다.” 채근담(菜根譚)엔 이런 대목도 나온다.소경이나 귀머거리를 보고 자신의 건강을 고맙게 여길 일만은 아니라며 내린 결론이다.“보았기 때문에 괴로움을 얻고,들었기 때문에 불행한 유혹에 끌리는 일이 수없이 있다.귀와 눈으로 불행한 씨가 들어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보고 듣는 게 원수가 될 수도 있다는 논리가 정연하다 싶다.
 건강보조식품 과장 광고로 무려 48억원 어치나 팔아 부당 이득을 챙긴 사람들이 경북지방경찰청에 덜미를 잡혔다. 그 피해자가 자그마치 8000명이 넘는다.탈세도  6억원이 넘는다. 이들은 “공신력있는 광고매체를 이용해 투병 중인 환자나 노인, 서민들을 상대로 폭리를 챙겼다”는 이야기다. 그 광고를 보고 들었더라도 묵살했더라면 피해 또한 없을 뻔 했다는 생각도 든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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