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禮)로 지은 경복궁
임석재 지음 l 인물과사상사 l 888쪽 l 5만원
경복궁을 다른 전문 책은 주로 건축학이나 풍수학 분야를 중심으로 드물지는 않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전통건축학도로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인 저자(54)의 이 888쪽에 이르는 이번 책도 건축학 분야에 속한다고 할 만하다. 그렇다면 기존 경복궁학(學)과는 어떤 차별성을 지닐까?
이번으로 50대 중반에 벌써 건축학 전문서적만, 그것도 대부분이 600~700쪽을 헤아리는 단행본을 쏟아낸 저자는 ‘미학’의 관점을 내세운다. 경복궁이라는 건축물을 미학의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의 미학인가?
경복궁과 같은 동아시아 예제 건축물의 주축을 이루는 근간이 주례(周禮)라는 책이며, 개중에서도 건축학 관련 분야 설계도와 개념을 제시한 동관 고공기(冬官考工記)라는 사실은 새삼스럽지는 않다. 예컨대 이에서는 좌묘우사(左廟右社)라 해서 법궁(法宮)을 중심으로 왼편에 종묘, 오른편에 사직단을 설치토록 했는데 실제 한양도성은 이 체제를 그대로 따랐다.
저자는 경복궁을 이런 ‘사상적 배경 위에 세워진 상징체이자 정신체’로 간주하면서 ‘그 자체가 하나의 경전이며 이상국가’였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경복궁은 “조선의 통치 이상이 (예로써 다스리는)예치(禮治)에 있다는 뜻”을 담은 곳이라는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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