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U대회) 개막이 2주도 남지 않았다. 7월 3~14일까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북도에서 열리는 이번 제 28회 하계 유니버시아드에는 150개국에서 1만4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열전을 벌일 예정이다. 참가국 규모는 2003년 대구 대회와 2013년 카잔 대회보다 적지만 참가 인원으로 따지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채화한 해외 성화와 광주 무등산에서 불을 붙인 국내 성화가 합쳐져 지난 4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을 도는 성화봉송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다수 발생한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차량으로 대체됐고 일부 구간에서는 행사 규모가 축소되고부대행사가 취소되는 변동이 있기는 했으나 대체로 무난하게 성화봉송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를 목전에 두고 메르스 확산 사태가 터져 대회 조직위가 한때긴장했으나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을 것 같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라마단 기간과 겹친 탓에 불참을 통보해 오기는 했으나 이란, 레바논,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등 중동국가 상당수가 참가 의사를 밝혀 왔다.
일본은 684명으로 짜인 최대 규모 선수단 파견을 결정했고 미국과 중국도 600명 내외의 선수단을 보내기로 했다. 다만 여자 리듬 체조 세계랭킹 1위인 러시아 마르가리타 마문이 메르스 감염 우려 때문에 불참을 통보한 것은 아쉽다. 러시아 기계체조팀도 메르스 사태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대회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촌 스포츠 축제에 이런 이유를 붙여 불참을 통보한다는 것 자체가 생뚱맞다. 불참 통보도 국제대학스포츠연맹에는 없었고 대회조직위에만 온 상태여서 조직위는 진의를 파악하느라 애쓰는 상태다. 불참 통보문에 메르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대회 주최지인 광주는 지금까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다. 전남 지역의 경우 보성군의 한 마을에서 확진자가 나와 지난 10일부터 격리조치가 시행됐지만 22일 해제됐고, 이 확진자가 들른 여수 내의 접촉 의심시민 190명도 잠복기가 모두 지나면서 일상에 복귀했다.
광주시와 대회 조직위는 메르스가 대회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비상 대응체계를 마련해 놓고 있다. 대회기간에는 광주시 비상방역 대책본부와 조직위 의무반 도핑부, 질병관리본부 생물테러 대응과를 주축으로 하는 비상방역 상황실을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도 짜여 있다.
광주시는 최근 메르스 대비 범정부기구 구성을 건의한 바 있는데, 국제신인도 제고 등을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관리만 이뤄진다면 ‘메르스 극복’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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