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졸업생이 해외취업 파고 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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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졸업생이 해외취업 파고 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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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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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목 대가대 프란치스코대 번역학 교수
[경북도민일보] 글로벌시대에 젊은이들은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요즘의 학생들은 배울 것도 많고 할 일도 많다. 남다른 스펙을 위해 수천만원을 들이기도 하고 극지와 오지를 탐사하기도 하고 시베리아를 횡단하기도 한다. 남달라야 하기 때문에… 사실 옛날에는 운전사, 타이피스트는 각각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직업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우리는 운전도 하고 업무도 보고 워드프로세서, 엑셀, 파워포인트도 다 다루어야 한다. 이 시대에는 우리 모두가 멀티테스킹을 수행할 수 있는 산업, 아니 정보역군이 되어야 한다. 심지어 고향이 시골(?)인 대구경북출신의 학생들 중에는 표준어를 구사하기 위한 강좌를 듣는 학생도 있다. 좁은 땅덩어리에 경쟁이 치열하다. 어린이집, 유치원입학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경쟁에 시달리다가 본인이 만족하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든, 만족하지 못하면서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든 다음의 수순은 취업경쟁이다. 이러한 취업경쟁에서 대구, 경북의 지방대 학생들은 더욱 더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지방대 차별을 이야기한다. 지방대라서… 그렇다면 눈을 해외로 돌려보면 어떨까?
 대구를 예로 들어 보자. 지역대학을 졸업해서 대구에 살고 싶어도 대구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기업이 별로 없다. 솔직히 말해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은 공무원, 공사, 은행, 이것 말고는 없다. 그나마 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일부 대기업은 대기업 문턱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무너져버렸다. 수도권중심의 국가발전과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대구, 경북소재 대기업의 공장도 수도권으로 이전해 버리고 대구에 대학생들을 만족시킬 만한 기업은 별로 없다. 서울로 가자니 우리 학생들을 지방대로 묶어버린다. 그럼 눈을 해외로 돌려보자는 것이다.
 필자가 유럽 각국을 다닐 때 내민 대구가톨릭대학교의 명함을 보고는 내가 만난 유럽사람들은 자기 방식대로 생각하면서 가톨릭을 떠올리고는 정말 훌륭한 대학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유럽대학의 태생은 가톨릭 성당, 또는 수도원이어서 그 전통이 워낙 강해서. 그리고 전에 동남아 각국 공인회계사들의 회의에서 통역을 할 때였다. 동남아에서는 자기네 나라의 공인회계사못지 않게 미국회계사를 높게 친다. 한국, 당신의 나라에도 공인회계사제도가 있는지 묻는다. 두 사례를 보면 독자들은 필자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것이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외국에 나가면 SKY대이니 지방대니 하는 것을 외국인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중요하지도 않다. 중요하는 것은 학교가 아니라 전공실력, 외국어, 자격증이다. IT분야를 예로 들자. 정보기술분야에는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래밍, 네트워크, 서버, 정보보안 등 여러 분야가 있다. 그런데 미국을 자주 거론해서 미안하지만 미국의 IT의 선도국이 아니던가? 미국의 IT관련 개인기업들이 교육하고 발급하는 자격증이 세계에서 대우를 받는다. 데이터베이스에 있어서 오라클, 네트워크장비로 유명한 시스코, OS분야의 선마이크로시스템 등 세계 굴지의 각종 IT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회사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시험은 영어로 되어 있다. 그래서 영어는 필수적이다. 약간의 실무와 자격증, 그리고 업무수행에 필요한 영어를 연마해서 학생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치는 자격증시험으로 2017년 폐지될 예정인 사법고시와 공인회계사시험을 들 수 있다. 물론 옛날이야기이지만 사법고시는 합격되기가 어렵고 합격하고 난 후에는 쉽게 돈을 벌수 있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변호사시험이나 공인회계사시험은 비교적 쉽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얼른 링에 올라와 본격적인 일을 하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사법고시나 공인회계사의 연간 선발인원이 요즘은 좀 줄었지만, 몇 년전에는 연간 1000명을 뽑았다. 법률시장의 포화로 실제로 국내 다수의 로펌이 중국, 동남아 등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요리, 회계,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해외진출의 전제조건은 첫째, 관련 분야의 전문지식, 둘째 전문지식에 기반한 국제자격증, 셋째, 영어와 해당국의 언어습득이다. 외국에서 나의 능력을 입증해 주는 것은 국제자격증과 영어일 것이다. 좋든 싫든 국제기준은 미국이 갑이다. IT분야의 기술표준이든, 회계분야이든, 국제통상에 있어서의 영미법이든 미국이 표준이다. 그래서 영어를 해야 하고 주로 미국자격증이 주종을 이루는 것이다. 한국의 변호사, 한국의 공인회계사, 한국의 정보처리기사는 한국에서 통한다. 바다를 건너면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부산사투리를 쓰는 영도 하씨의 원조, 로버트 할리씨를 우리는 국제변호사라고 부른다. 국제변호사는 없다. 그는 미국변호사일 뿐이다. 아울러 우리 학생들은 생활영어뿐만 아니라 전문분야의 영어, 즉 특수목적영어(English for Specific Purpose, ESP)를 학습해야 한다. 우리학생들이 지방에서 수도권을 넘어, 세계로 가는 길은 이 세 가지이다. 다시 말해 첫째, 전문지식, 둘째 국제자격증, 셋째, 영어이다.
 학생들은 언제 이것을 다 하느냐고 물을 수 있지만, 전공공부를 하면서, 전공관련 특수목적영어를 익히고 관련 국제자격증을 취득하는데 4년의 시간은 짧지 않다. 다만 아날로그시대에나 어울리는 학과의 울타리에 갇혀, 자신들의 진로와 적성과 희망에 맞는 융복합적으로 구성된 커리큘럼을 제공받지 못하고, 또한 적절한 커리어코칭(career coaching)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시간만 다 간다. 물론 해외취업이 쉽고 만만한 것만은 아니다. 해외취업에 실패하는 것은 영어실력의 부족과 전문지식이 부족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또한 준비되지 않은 학생들이 해당 대학교의 머리채우기 숫자놀음과 취업연수기관의 실적추구로 급조되어 해외로 가서는 안 될 일이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코페르니쿠스적인 역발상이 필요한 것이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씨줄, 날줄로 엮인 국내를 벗어나, 외국인들 그러한 연이 없을까만, 괜시리 지방대라고 하는 허물을 벗어보자는 발상이다. 당당히 실력을 갖추어 단지 지방대라는 껍데기만이 유일한 헨디캡이 되는, 그러한 실력을 갖춘 젊은이로 거듭 나라는 주문인 것이다. 한국은 좁고, 누구의 말대로 저 너머 세상에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눈을 해외로 돌려보면서 크게 뜨자. 도전의식의 적극적인 마인드와 실력을 키우기 위한 실천궁행(實踐躬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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