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줍는 것이 나의 행복’
  • 김재원기자
‘쓰레기 줍는 것이 나의 행복’
  • 김재원기자
  • 승인 201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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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전 영일고교 최상하 교장은 환경미화원

▲ 최상하 전 영일고 교장이 3일 오후 포항 송도송림공원에서 주운 쓰레기를 마대자루에 담고 있다.
[경북도민일보 = 김재원기자] 제자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라고 가르쳤던 한 교사가 교단을 떠난 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하고 있어 화제다.
 푸르른 숲의 아름다움을 지켜가고 있는 최상하(79) 전 영일고등학교 교장.
 최 전 교장은 지난 2013년 8월말 교직에서 물러난 뒤, 현재까지 2년여 동안 매일 포항시 남구 송도동의 송도송림을 청소하고 있다.
 이웃들에게 청소하는 교장선생님으로 불리고 있는 그는 참교육자 정신을 실천하며 사회적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매일 오후 4~6시까지 2시간동안 비닐봉지 4~5장 남짓의 양의 쓰레기를 줍는다.
 특히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쓰레기 집게는 공원 인근 한 주민이 그에게 준 감사선물로 눈길을 끈다.
 그는 “퇴임 후 가지고 있는 재능과 시간, 사랑과 친절을 배풀 곳을 찾던 중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는 송도에 도움이 되고자 쓰레기 줍기를 시작했다”며 “걸으면서 건강도 챙기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돈 안들고 시주하는 ‘무재칠시(無財七施)’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체력이 다하는 동안 계속 쓰레기를 줍고 싶다는 그는 “많은 제자들이 취업난에 좌절, 나를 찾아오곤 한다”며 “도전은 아름답다. 그 중 불가능에의 도전은 더욱 아름답다. 많은 젊은이들이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도전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며 청춘들에게 당부를 잊지 않았다.
 쑥스러운 듯 옅은 미소를 띄며 다시금 걷던 길을 가는 그의 모습에서 기자는 진정한 스승의 참모습을 봤다.
 한편 최 전 교장은 죽도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면서 20년 동안 모은 돈으로 고등학교를 설립한 뒤 후학 양성에 매진, 지난 2002년 이를 인정 받아 포항시에서 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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