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이 필요하다
  • 연합뉴스
휴식이 필요하다
  • 연합뉴스
  • 승인 2015.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선우담 노무사
 바야흐로 휴가철이 왔다. 기계도 사람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는 서구의 휴가문화와 다르게 매년 7월말부터 대략 8월중순까지가 휴가철로 정착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휴가철과는 달리 서양은 별도로 휴가철을 정해놓고 휴가를 사용한다기보다는 자기가 쉬고싶을 때나 여행을 다니고 싶을 때는 휴가철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이 휴가를 즐기는 것 같다.
 반면에 섣부른 판단인지 모르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직장인을 포함한 온 국민이 짧은 기간이든 긴 기간이든간에 8월 여름에 휴가를 즐기며 휴식한다. 대기업이 휴가에 들어가면 대기업과 연관된 중소기업이 휴가에 동참하고, 근로자가 휴가가는 시기에 근로자들과 연관된 각종 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함께 휴가에 들어가는 경향이 많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67시간으로 멕시코(2327시간)에 이어 두번째로 길었다. OECD 평균 1796시간보다 훨씬 긴 것이다. 실제 연장근로, 휴일특근, 투잡을 감안하면 한국은 압도적으로 노동시간 1위 국가다.
 어린이와 청소년도 쉬어야 할 시간이 모자라기는 마찬가지다. 역시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들의 공부시간은 세계 1위인 반면 행복지수는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고 해마다 점점 낮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과도한 근무시간은 창의성과 효율성을 키우기는 커녕 오히려 가로막는다. 공부할 마음이 없는 학생들에게 억지로 교실에 앉혀두고 공부하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일주일에 하루를 ‘집에 일찍들어가기’ 즉 오후 5시 이전에 퇴근하여 가정을 돌보고 아이들과 함께하며 반강제로 휴식할 것을 권하는 회사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사업주는 무조건 오후 5시가 되면 전원을 강제로 꺼버리며 퇴근할 것을 종용한다. 그러니 근로자들이 일과 중 집중력이 더 좋아지고, 휴식하며 자기 자신과 가정을 돌보니 오히려 창의성이 더 좋아지고 업무의 능률도 더 좋아졌다고 하는 사례를 보았다. 그 회사의 근로자는 40여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흔히 우리는 휴식을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이나 ‘자유시간’으로 여긴다. 그러나 원래 휴식은 전혀 다른 것을 뜻한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사회학자 헬가 노보토니(Helga Nowotny)는 휴식을 ‘자기만의 시간’이라고 표현하며, “휴식은 나와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 사이의 일치를 뜻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철학자들 역시 휴식을 신들에게 가까이 가는 ‘최고의 행위’로 묘사했다는 말이 있다.
 비록 일년 중의 최고의 행위를 할 시간이 며칠에 불과한 휴식이지만 이때만이라도 제대로 쉬자. 어린이도 청소년들도 근로자도 자영업자나 사업가도 쉬면서 뒤도 돌아보고 앞날의 설계도 꾸며보자. 휴식다운 휴식을 맛보려면 주변에 행복한 사람들을 많이 두고 같이 휴식하자. 자신도 행복해질 확률이 아주 높으니까.
 일터에서도 자율적인 의사결정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생산성을 올릴 수 있게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나아가고, 공부도 억지로 하지 말고 흥미를 가지며 새로운 지식을 쌓는 희열을 느끼자는 목표를 가져보자. 그러면 우리나라도 OECD의 중간으로 가지 않겠는가. 근로시간도 경제성장도 국민의 행복지수도 점점 올라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지 않겠는가. 그러러면 쉴 때는 쉬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